3·1절 맞아 여성 독립운동가 차인재 선생 등 50명 포상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국가보훈처는 내달 1일 제99주년 3·1절을 맞아 미주지역에서 독립운동에 투신한 여성 독립운동가 차인재 선생 등 50명의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를 포상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번에 포상되는 독립유공자는 건국훈장 29명(애국장 11명, 애족장 18명), 건국포장 8명, 대통령표창 13명 등이다. 훈·포장과 대통령표창은 3·1절 중앙기념식장과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기념식장에서 유족에게 수여된다.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되는 차인재 선생은 1920년 6월 수원에서 삼일학교 교사로 근무 중 비밀결사조직 구국민단 교제부장을 맡아 임시정부에서 국내로 보낸 독립신문, 대한민보 등을 배포했다.
같은 해 8월 미국으로 건너가 주로 로스앤젤레스 지역에서 대한인국민회, 대한여자애국단, 재미한족연합위원회 등의 단체에서 중견 간부로 활동하면서 1922년부터 1945년까지 여러 차례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했다.
선생의 남편 임치호는 미주에서 대한인국민회 로스앤젤레스지방회 회장 등으로 활동하면서 임시정부 등에 지속적으로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한 공로로 지난해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됐다.
보훈처는 "차인재 선생의 활약은 3·1운동 직후 국내에서 결성된 주요 비밀결사조직인 구국민단에서 시작해 미국 이주 후까지도 현지의 대표적인 여성독립운동 단체인 대한여자애국단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독립운동을 전개한 드문 사례"라고 평가했다.
또 전라북도 임실 일대에서 의병으로 활약하다 순국한 김종삼 선생에게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된다.
선생은 1909년 2월 순창군 강진면에서 정성련의 부하로 의병에 참여해 군자금과 군수품을 모집하다 체포되어 징역 10년의 중형을 받았다. 국가기록원에서 수집한 '합장부'(전주형무소, 1932)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선생이 전주형무소 옥중에서 순국한 사실이 확인됐다.
합장부는 일제 강점기 형무소에 수감 중 사망한 사람들을 가매장·합장한 내용을 간단하게 기록한 문건이다.
3·1운동 당시 강화에서 독립만세운동에 참여한 박영칠 선생에게는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된다.
선생은 1919년 3월 18일 강화군 부내면 관청리 시장에서 5천여 명의 시위 군중과 함께 조선독립만세를 외치고 강화경찰서 공격과 일본 순사 응징에 참여하다 체포되어 징역 3개월을 받고 수감 중 1개월여 만에 순국했다.
중국 북만주에서 독립군 사관학교를 정탐한 밀정 일행을 처단하고 체포되어 순국한 염재군·김광은 선생에게는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된다.
두 사람은 1916년 중국 길림성 왕청현 나자구에서 일본 육군참모본부가 이동휘 등이 설립한 동림무관학교를 정탐하기 위해 파견한 일본인 등 밀정 3명을 처단하고 체포되어 사형됐다. 염재군 선생의 동생인 염재영도 함께 활동하다 체포되어 무기징역을 받고 옥고를 치른 사실이 확인되어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된다.
보훈처는 "이들의 활동은 1910년대 중반 중국 북만주의 대표적 독립군 장교 양성기관인 동림무관학교의 대적(對敵) 활동상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일제 식민통치 말기 전라북도 전주에서 독립운동에 진력할 것을 모의하다 체포되어 옥고를 치른 황용순·유종남 선생에게는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된다.
두 사람은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자 함께 참전해 같은 날 전사했다.
three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