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인권운동가 잭슨 목사 "일본, 위안부 상처 치유해야"

입력 2018-02-27 06:17
미 인권운동가 잭슨 목사 "일본, 위안부 상처 치유해야"

맨해튼 '평화의 소녀상' 헌화…"일본의 적절한 사과 필요"

"기회되면 북한 찾고 싶어…무조건 대화해야"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의 흑인 인권운동가인 제시 잭슨 목사(77)는 26일(현지시간)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에 헌화하고 일본의 소극적 태도를 비판했다.

잭슨 목사는 뉴욕 맨해튼의 뉴욕한인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본에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상처를 치유해야 하는 도덕적 의무가 있다"면서 "적절한 사과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잭슨 목사는 "우리 흑인들도 과거 노예제 시기에 같은 경험을 했다"면서 "피부색이 검다는 이유만으로 흑인 여성들은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하면서 (백인 주인들의) 위안부가 됐고 또 죽임을 당했다"며 한국의 아픈 과거사에 공감대를 드러내기도 했다.

잭슨 목사는 별도의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평화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특히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마련된 대화모드에 대해 "전쟁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무조건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에 참석한 북한 측 언론인은 없느냐"고 반문한 뒤 "언론을 비롯해 진영별로 대화와 소통의 채널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잭슨 목사는 "올림픽 외교는 서로가 대화를 나누고 평화를 끌어내기에 좋은 기회"라며 "기회가 된다면 북한도 찾고 싶다"고도 했다.

잭슨 목사는 다른 일정과 맞물려 뉴욕을 방문했고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 측에도 대화 의사를 타진했지만, 긍정적 답변을 얻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잭슨 목사는 20대 중반이던 1966년 시카고로 이주해 목사 안수를 받고, 흑인 인권운동 조직화에 투신했다.

1980년대 이후 '미국 흑인들에게 가장 신망받는 흑인 지도자'로 손꼽혀온 잭슨 목사는 시리아 미군 포로 석방과 쿠바 정치범 석방, 유고군에 생포됐던 미군 포로 석방 등에 주요 역할을 맡기도 했다.

현재 신경계 퇴행성 질환 파킨슨병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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