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18] '웰컴 투 안드로이드 월드'…구글제국의 야심 커졌다
스마트폰 바닥 비추자 자동차 나오고 장보러 가면 '쇼핑 알림'까지
AR 코어·AI·구글 렌즈 업그레이드…경량 버전 9만원대 스마트폰도 공개
(바르셀로나=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 'MWC(Mobile World Congress) 2018' 2전시장과 3전시장 사이에 아기자기한 '안드로이드 월드'가 들어섰다.
구글이 모바일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기반의 자사 서비스를 모은 체험 공간이다.
'안드로이드 웍스(Android Works)'란 명칭의 이곳은 언뜻 보면 그다지 눈에 띌 게 없는 작은 체험존 6개로 이뤄졌다. 각 체험존은 작은 방 하나 크기에 불과하며 화려한 IT 기기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나마 '안드로이드 갤러리'에서 안드로이드 체제를 탑재한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 수십 종을 만날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막상 내용물을 열어보면 구글이 구축한 모바일 세상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증강현실(AR) 개발자 플랫폼 'AR 코어' 체험존이 대표적이다. 이곳에선 AR 코어를 이용해 개발한, 다양한 AR 앱들을 만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벽면을 비추자 세계적인 축구팀 바르셀로나 FC의 홈구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곧이어 포르셰 앱을 실행하고 바닥을 비추자 작은 포르셰 자동차가 나타났다. 화면 속 차량은 360도 회전이 가능하고, 원하는 대로 색깔을 바꿀 수 있다.
국내 게임업체 네시삼십삼분이 올해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AR 게임 '고스트버스터즈'도 즐길 수 있다.
구글 어시스턴트 체험존에서는 지난해 미국에서 선보인 '루틴' 서비스가 시연됐다.
구글 어시스턴트에게 "굿 모닝"이라고 한마디 하자 그날의 일정과 뉴스를 안내하는 음성 메시지가 줄줄이 흘러나왔다. 이용자의 생활 습관에 맞춰 하나의 명령어로 여러 작업을 수행하게 한 것이다.
스마트폰과 연동도 가능하다. 집안의 AI 스피커에 '슈퍼마켓에 가면 달걀 사라고 알려줘'라고 말한 뒤 슈퍼마켓에 도착하면 스마트폰으로 달걀을 사라는 알림이 오는 방식이다.
구글이 연말에 선보일 다국어 서비스도 미리 경험할 수 있다. 구글은 올해 구글 어시스턴트 지원 언어를 30개로 확대하고 전 세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95%에서 구동이 가동하도록 할 방침이다.
사물인식 기능인 구글 렌즈 체험존에서는 명함을 카메라로 비추자 명함 속 이름과 전화번호가 자동으로 구글 캘린더에 저장됐다. 영어로 된 초대장을 스페인어로 번역하는 일도 가능하다. 구글 렌즈 기능은 3년 전에 이미 구글 번역에 추가됐다.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S9에서 이와 유사한 '빅스비 비전' 번역 기능을 선보였다.
구글 관계자는 "구글 렌즈와 빅스비 비전은 관련이 없지만 빅스비 비전이 구글의 번역 엔진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은 MWC 전시장 곳곳에서 손쉽게 만날 수 있다. 안드로이드 체제를 이용하는 업체들이 구글의 스티커 이벤트에 참여해 방문객들에게 안드로이드 배지와 스티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구글은 지난해 안드로이드의 경량형 버전인 '안드로이드 오레오 고'를 선보이며 모바일 제국 확대에 나섰다. 안드로이드 고는 1GB 메모리(RAM) 이하의 저사양 스마트폰을 겨냥한 운영체제로 적은 메모리로도 기본 기능 수행이 가능하다.
올해 MWC에서는 안드로이드 고를 탑재한 100유로(한화 약 13만원) 미만의 저가폰들이 공개됐다. 그중 하나인 알카텔의 1X는 1GB 메모리(RAM)과 16GB 저장용량, 5.3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가격은 99.99유로다. 또 다른 안드로이드 고 탑재기기인 노키아1의 가격은 약 85달러(9만원)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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