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스틴 컴퍼니, 성추문 후폭풍에 결국 파산 신청

입력 2018-02-27 00:07
와인스틴 컴퍼니, 성추문 후폭풍에 결국 파산 신청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한때 '아카데미상 제조기'로도 불렸던 미국 할리우드의 유명 제작회사 '와인스틴 컴퍼니'가 공동창업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 추문 후폭풍으로 결국 파산 신청을 하게 됐다.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언론들은 26일(현지시간) 와인스틴 컴퍼니가 전날 밤 성명을 통해 파산 신청 방침을 밝혔다고 전했다.

와인스틴 컴퍼니는 성명에서 "파산 신청은 임직원들이나 채권자 등에게 극히 불행한 결과지만 회사의 남은 가치를 극대화할 유일한 선택을 추구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WSJ에 따르면 와인스틴 컴퍼니는 연방파산법 제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 신청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챕터 11'은 경영난에 처한 기업이 부채를 정리해 기업 회생을 노리는 절차다. 파산보호 신청 시 회사를 상대로 제기된 소송이 중단되고 와인스틴의 성 추문에 따른 피해자들의 채권 순위도 은행 다음으로 밀린다. 법원의 감독하에 자산 매각 절차를 밟을 수도 있다고 WSJ은 전했다.

뉴욕주 검찰은 와인스틴 컴퍼니의 매각과 관련, 성 추문 피해자에 대한 보상과 가해자·조력자에 대한 부당한 이득 제공 금지, 직원 보호 등을 매각 조건으로 내걸었다.

할리우드 거물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은 지난 30여 년간 유명 여배우와 여직원 등을 상대로 각종 성희롱과 성추행은 물론, 성폭력까지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를 주장한 여성만도 70명이 넘는다.

지난해 10월 뉴욕타임스를 통해 성 추문이 공식 불거진 이후 와인스틴은 회사에서 해고되고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자격을 박탈당했다.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힐스 및 영국 런던 수사당국으로부터 수사를 받고 있다. 와인스틴은 그러나 강압적인 성관계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와인스틴의 성 추문은 성폭력 피해 고발 캠페인 '미투'(Me Too·나도 당했다)를 촉발했다.

와인스틴 형제는 1979년 미라맥스 스튜디오를 설립해 '굿 윌 헌팅'과 '펄프 픽션' 등으로 성공을 거뒀다. 형제는 2005년 미라맥스를 떠나 와인스틴 컴퍼니를 설립했으며, 한 때 '아카데미상 제조기'라고 불릴 정도로 명성을 떨쳤다.

lkw777@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