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10만t급 신형 핵 추진 항모 건조 계획대로 진행"
현지 고위군사전문가 밝혀…현재 미국은 10척, 러시아는 1척 운용 중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에서 신형 핵 추진 항공모함 건조 계획을 둘러싼 논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현지 군사분야 고위전문가가 항모 건조 계획이 예정대로 추진될 것임을 시사했다.
러시아 국방부 산하 조선·무장 연구소 소장 니콜라이 막시모프는 25일(현지시간) 자국 군사전문 TV 방송 '즈베즈다'와의 인터뷰에서 "항모와 운용 부대, 주둔 기지까지 포함하는 항모 콤플렉스 건설이 계획돼 있다"고 밝혔다.
그간의 논쟁에도 불구하고 정부 군현대화 계획에 신형 항모 건조 사업이 포함돼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그간 러시아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선 개발과 운용에 막대한 비용이 드는 항모가 굳이 필요한지에 대한 논쟁이 계속돼 왔다.
특히 러시아가 국제 유가 하락과 서방 제재로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항모 건조 계획을 무기한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었다.
하지만 미국이 10척의 기존 '니미츠'급(10만t급) 항모에 더해 차세대 '제럴드 포드'급 항모 건조를 추진하는 등 해군 전력 증강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도 해군 강국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신형 항모가 필수적이란 여론도 높아져 왔다.
러시아는 현재 옛 소련 시절에 개발한 5만9천t급 항모 '아드미랄 쿠즈네초프' 1척만을 운용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근년 들어 러시아와 서방 관계가 '제2의 냉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악화해 양측의 군사적 대립이 고조되면서 러시아가 신형 항모 추진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커졌다.
러시아는 이미 신형 항모에 대한 기본 개념도는 만들어놓은 상태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조선 전문 연구소인 크릴로프국립연구소가 신형 항모의 개념도와 모형을 만들었다.
개념도에 따르면 '폭풍'(shtorm)으로 명명된 10만t급의 신형 핵추진 항모는 길이가 330m, 폭 40m로 최대 속도는 30노트(시속 56㎞)까지 낼 수 있다.
기존 미그(MiG)-29K 전투기 외에 현재 시험 운용 단계에 있는 신형 수호이(Su)-57 스텔스 전투기 등 모두 90대의 함재기를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승조원 4천 명이 탑승할 수 있는 이 항모는 또 역시 개발 단계에 있는 신형 방공미사일 S-500도 탑재할 수 있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가 항모 건조를 결정한다 하더라도 실제 건조 착수 시점은 2025년 이후가 될 것이고 건조에는 8~10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건조비도 최소 18억 달러(약 2조원)가 들 것으로 추산된다.
일각에선 여전히 심각한 경제난에 빠진 러시아가 신형 항모 건조 계획을 정상적으로 추진하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론도 제기되고 있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