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D-100] 보수 아성 대구시장에 與 후보 대거 출사표

입력 2018-03-04 06:13
[지방선거 D-100] 보수 아성 대구시장에 與 후보 대거 출사표

한국당은 예선 치열…바른미래당 "TK 지역 뿌리내리겠다"



(대구=연합뉴스) 이덕기 기자 = 오는 6월 치러지는 제7회 전국동시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 선거도 전국적인 관심을 끈다.

대구는 전통적으로 자유한국당 텃밭이어서 역대 지방선거에서는 치열한 예선이 끝나면 본선은 사실상 볼 것도 없는 맥 빠진 싸움에 그쳤다.

한국당은 선거가 다가오면 탄핵 파동 이후 흩어진 지지세를 다시 한 번 규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그러나 대구 정가에서는 이번에는 여당 바람이 강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선거 형국이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권 불모지'에 새 바람이 불 수도 있다는 정치권 전망의 중심에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있다.

올 초 지역 언론사가 앞다퉈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 장관은 여야를 막론하고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불출마 의사를 수차례 밝혔음에도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이 용단을 내릴 것을 요청하고 있어 막판 등판 가능성도 있다.

일단 김 장관 불출마를 가정한 상황에서 당내 여러 후보가 도전에 나섰다. 이상식 전 대구지방경찰청장이 지난달 1일 출마를 선언하고 지지기반 확보에 나서고 있다.

경북 경주 출신이나 대구 경신고를 졸업하고 대구경찰청장을 지낸 연고를 내세우며 표심을 파고들 계획이다. 출마선언을 앞두고 김 장관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고 밝히는 등 이른바 '김심'을 얻고 있는 후보라는 점을 부각한다.

이 전 청장에 이어 이승천 전 국회의장 정무수석도 지난달 12일 출마 의사를 밝혔다.

경북 청도 출신인 이 전 수석은 대구에서 초·중·고와 대학까지 나왔고 지역 대학에서 강의하며 오랫동안 시민운동을 했다. 2006년 열린우리당에 들어가고 지금까지 현 민주당에 몸담아 구청장, 광역단체장, 국회의원 선거에 잇따라 나섰다.

민주당 안에서는 이밖에 임대윤 전 최고위원, 이재용 전 환경부 장관, 홍의락 국회의원 등도 경선에 나설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민주당 대구시당 관계자는 "어느 때보다 당 안팎에서 한번 해 보자는 의욕이 넘치는 것 같아 고무적이다"고 말했다.



'텃밭' 사수가 역대 어느 선거보다 힘든 상황에 놓였다고 보는 한국당에서도 예선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한국당이 아직 광역단체장 공천 기준을 결정하지 않았지만, 예비 후보들은 각자 구상하는 공약을 내놓는 등 예선전인 경선에 대비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겠다며 지지기반 넓히기에 온 힘을 쏟는다.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대구를 동북아 중심도시로 만들고 대구 정신을 살려 '당당한 대구시민' 시대가 활짝 열리도록 하겠다"며 출마를 밝혔다.

그는 섬유패션, 기계, 금속, 부품산업 등 대구 전통산업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알맞게 고도화하도록 하고 관광산업 기반도 확충한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최근 퇴임한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도 '위대한 대구'를 만들겠다며 경선에 뛰어들었다.

이 전 청장은 '10조 대구 뉴딜(New Deal)' 사업, 박정희 동상 건립, 대구-경산 통합 등을 공약으로 내놓고 권영진 대구시장이 강조하는 대구공항 통합 이전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며 대립각을 세운다.

이재만 전 최고위원은 지난달 12일 대구시장 선거를 보수 혁신과 재건, 당 변화와 재기를 위한 디딤돌로 삼겠다며 선거전에 나섰다.

그는 대구공항 통합 이전을 반대한다. 오히려 확장해 명실상부한 국제공항으로 업그레이드하고 군 공항만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한다. 또 대구 취수원을 옮겨 시민 생명권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재선 도전 의사를 일찌감치 밝힌 권영진 시장은 재임 기간 대기업 유치 등으로 산업, 문화 전반에 역동성을 불어넣은 것을 주요 성과로 꼽으며 경쟁자와 차별화를 꾀한다.

권 시장은 "시민이 다시 한 번 대구 발전을 위한 소명을 다 할 기회를 준다면 온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그는 안팎의 치열한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예비 후보 등록 시점을 앞당기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으로 탄생한 바른미래당도 어떤 후보를 내세울지 관심으로 떠오른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그동안 틈날 때마다 대구를 찾아 "대구·경북에 후보를 최대한 많이 내 (바른미래당이) TK 지역에 뿌리내리게 하겠다"며 한국당과 정면 대결 의지를 강조했다.

중앙당 차원에서 공개한 공천 룰이나 아직 출마를 밝힌 사람은 없으나 통합 이전부터 자천타천 거론하는 후보들이 적잖다.

대구시당 공동위원장을 맡은 류성걸 전 바른정당 대구시당위원장과 사공정규 전 국민의당 대구시당위원장, 윤순영 중구청장, 김희국 전 국회의원을 들 수 있다.

정의당에서는 장태수 대구시당위원장 겸 서구의회 의원이 출마를 고심 중이라고 한다.

du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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