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교수들 "백과사전 베낀 총장 논문…교육부 재조사해야"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표절이 아니라는 판정을 받은 한태식(보광스님) 동국대 총장의 논문에 대해 교육부가 표절 여부를 재조사해야 한다고 이 대학 교수들이 주장하고 나섰다.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와 동국대 민교협 등은 26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백과사전 4쪽을 베낀 한 총장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연구재단이 판정한 것은 연구자들에게 큰 상처를 줬다"면서 "연구윤리의 최종적 책임을 지는 교육부가 재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연구재단은 한 총장의 표절 논란이 사회 쟁점화되자 뒤늦게 의혹을 받는 논문 18편 중 단 한 편에 대해서만 조사했고, 이 논문에 대해서도 백과사전을 베껴도 표절이 아니라는, 국제적 망신을 자초할 판정을 내렸다"면서 "연구재단은 이번 판정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진상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교협 등에 따르면 동국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연윤위)는 한 총장이 총장 후보자였던 2015년 2월 그가 쓴 18편의 논문에 대해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한 총장의 이의신청으로 이뤄진 재심에서는 2편이 표절로 판정됐다.
한 총장이 당선된 뒤 새로 꾸려진 연윤위가 '재재심'을 강행해 표절 판정을 번복하자 연구재단은 지난해 4월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연윤위에 재조사를 요구하는 한편, 논문 '서산대사의 정토관' 한 편에 대해서만 직접 조사에 착수했다.
연구재단은 지난해 10월 '백과사전 4페이지를 베낀 것이 표절인지 아닌지를 규정하는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연구부정행위가 없었다는 판정을 내렸다.
동국대 민교협 등은 "연구재단은 관련 학회의 전·현직 회장, 편집위원장 등의 의견을 수렴해 무혐의 판정을 내렸다고 밝히면서도 그 전문가들이 어떤 학회의 누구인지, 어떤 근거와 논리로 그런 터무니없는 의견을 피력했는지 회의록을 공개하라는 요청에 침묵하고 있다"면서 "교육부는 논문표절 재조사는 물론, 연구재단 감사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h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