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드론부터 EDM까지…"세계인의 잔치로 꾸민 폐회식"

입력 2018-02-25 23:43
수정 2018-02-25 23:46
[올림픽] 드론부터 EDM까지…"세계인의 잔치로 꾸민 폐회식"

동시대성 강조…"어느 나라서도 볼 수 있는 쇼"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공연 전문가들은 25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 대해 "현대적이면서 글로벌한 시각으로 '세계인의 잔치'를 선보였다"고 평가했다.

지난 9일 열린 개회식이 첨단기술을 활용해 웅장하고 세련된 미학을 풀어낸 데 비해 이날 폐회식은 모두가 쉽고 흥겹게 즐길 수 있는 요소가 강조됐다는 관전평이 많았다.

김성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은 "젊은 연출가와 창작진이 꾸린 폐회식답게 열정, 에너지, 패기, 젊음 등이 가득했다"고 평가했다.

뮤지컬 평론가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한국적 정체성을 보여주는 데 급급하기보다는 글로벌 속의 한국, 한국 안의 글로벌을 여유 있게 보여줬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미래의 물결'(The Next Wave)란 주제로 펼쳐진 폐회식은 낡은 틀을 깨뜨리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도전을 담았다.



한국적인 색채를 기본으로 뒀지만, 혁신적인 미디어아트나 현대무용, 드론 등을 활용한 첨단기술이 주요 부분을 차지했다.

수백 대의 드론이 밤하늘에 수호랑과 하트를 그린 장면, 간절한 기원을 담는 탑이 빛을 뿜으며 세워진 장면, 상징적이면서도 화려한 빛 그림을 그려대는 미디어아트와 신인류의 희망을 표현한 현대무용이 결합한 전위적 공연 등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지혜원 경희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는 "개회식 때처럼 첨단 영상을 화려하게 사용한 점이 가장 특징적이었다"며 "첨단기술을 사용해 한국적 상징이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풀어낸 점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원 교수는 "다음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베이징으로 전달하는 행사에서 선보인 8분간의 공연도 테크놀로지를 강조했지만, 평창 개·폐회식은 기술 안의 휴머니즘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걸그룹 투애니원(2NE1) 멤버 출신인 가수 씨엘, 인기 아이돌그룹 엑소(EXO) 등을 활용한 K팝 공연, 세계적인 DJ 마틴 개릭스를 주축에 세운 EDM(일렉트로댄스뮤직) 사운드 등도 폐회식의 주요 부분을 차지했다.

다만, 현대적이고 글로벌한 감각이 강조돼 다 보니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있는 쇼"처럼 보였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성녀 감독은 "폐회식 전체를 관통하는 우리만의 뭔가가 없다는 점은 아쉽다"며 "세계인들이 즐길 만한 부분이 많았지만 역으로 어떤 나라에서도 할 수 있는 부분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네덜란드 출신 유명 DJ가 마지막 EDM 쇼를 이끌었는데, 네덜란드 폐회식처럼 보이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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