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바흐 위원장 "남북 단일팀·공동입장, 강력한 평화 메시지 전파"

입력 2018-02-25 15:59
[올림픽] 바흐 위원장 "남북 단일팀·공동입장, 강력한 평화 메시지 전파"

결산 기자회견서 "선수촌·경기 시설에 만족하지 않은 사람 한 명도 못 봐"

대회 운영 만족…2026년 동계올림픽은 유럽·북미 등 전통적인 곳에서 개최



(평창=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평화올림픽을 실현한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큰 만족감을 나타냈다.

바흐 위원장은 25일 폐회식을 앞두고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내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결산 기자회견에서 "다양한 이유에서 IOC는 평창올림픽에 크게 만족한다"고 했다.

그는 먼저 "선수촌과 경기 시설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사람을 단 한 명도 보지 못했다"며 완벽하고 안락한 시설을 마련한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를 극찬했다.

바흐 위원장은 "선수들의 이런 만족감이 경기에서 실력으로 발휘됐다"면서 "올림픽의 '전설'들이 변함없는 기량을 선사하고, 새로운 별들이 등장하는 등 올림픽의 본질을 지켜봤다"고 덧붙였다.



바흐 위원장은 북한의 참가로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탄생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과 11년 만에 재개된 국제대회 남북 공동입장도 대회의 하이라이트로 평가했다.

그는 "단일팀과 공동입장은 스포츠를 넘어서는 강력한 평화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한 것으로 다른 곳도 아닌 한국에서 벌어진 게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바흐 위원장은 "남북한과 IOC, 종목별 국제연맹(IF)이 상호 존중 대화를 위해 노력한 산물"이라면서 "이제는 정치가 IOC와 스포츠를 넘어 평화 대화를 이어가길 희망한다"고 했다.

IOC는 또 92개 나라에서 참가해 평창올림픽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면서 새로운 6개 나라가 동계올림픽 무대를 밟은 것은 동계올림픽의 확산을 의미하는 대단한 성공이라고 자평했다.

아울러 방송 시간이 2004 아테네 하계올림픽(4만4천시간)의 3배가 넘는 14만 시간에 달했다면서 인도, 파키스탄, 몰디브 등에서도 TV로 동계올림픽을 시청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고 소개했다.

바흐 위원장은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과 안보 상황 악화로 시련을 겪은 평창조직위원회가 재정 균형을 이루고 대회도 뛰어나게 운영했다며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바흐 위원장은 IOC가 총회에서 국가 주도의 도핑 조작을 일삼은 러시아에 평창올림픽 폐회식에서도 징계를 유지하기로 한 배경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 중 2명이 평창올림픽에서 도핑 규정을 위반한 것은 무척 실망스럽다"면서도 "평창올림픽에 참가한 OAR 선수 중 추후 약물검사에서 도핑 규정 위반자가 나오지 않는다면 러시아 제재를 자동으로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평창올림픽에서 추가 도핑 위반자가 없다면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자격을 복원하고 국제대회에서 러시아 국기와 국가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한 징계도 철회하겠다는 뜻이다.

IOC는 지난해 12월 2014 소치 대회에서 도핑 스캔들을 유발한 러시아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불허하고 약물검사를 통과한 '깨끗한' 러시아 선수들만이 개인 자격으로 출전할 수 있도록 제재했다.

이런 절차를 거쳐 OAR이라는 특별 소속으로 평창올림픽에 출전한 러시아 선수는 168명이다.

바흐 위원장은 2026년 동계올림픽은 동계 스포츠의 전통적인 도시에서 열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그는 "2014년 소치(러시아), 2018 평창, 2022년 베이징(중국) 등 동계올림픽이 3회 연속 (동계스포츠와 인연이 적은) 새로운 도시에서 열렸다"면서 "새로운 씨앗을 뿌리는 것도 좋지만, 이제는 뿌리로 돌아갈 차례"라고 설명했다.

동계 스포츠 전통이 강한 나라에선 예전의 시설을 재활용해 올림픽을 치를 수 있다는 점도 IOC가 유럽 또는 북미 대륙을 2026년 동계올림픽 개최 1순위로 꼽는 배경이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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