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일자리 특단대책' 정부…"재원 모자라면 추경도"(종합)

입력 2018-02-25 15:00
'청년일자리 특단대책' 정부…"재원 모자라면 추경도"(종합)

청년취업난 위기수준 판단…지방선거 앞두고 야권반발 정면돌파 모양새

다음달 발표될 특단의 청년일자리 대책 뒷받침

(세종=연합뉴스) 정책팀 = 정부가 청년 일자리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기존재원으로 안되면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기로 했다.

정부가 한해 예산안이 확정되고 3개월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추경 카드를 들고나온 것은 청년취업난이 외환위기나 금융위기에 달할 정도로 위기 수준이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소야대인 국회 지형상 야권의 거센 반발이 예고돼 있지만, 정면돌파에 나서려는 모양새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25일 "청년일자리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 검토중"이라면서 "기존의 재원으로 안되면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예산안이 확정된 지 3개월도 지나지 않은 1분기에 추경을 편성한 사례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1998∼1999년과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거셌던 2009년 등 3차례뿐이었다.

이 관계자는 "방점은 청년 일자리에 있다"면서 "제대로 된 특단의 대책이 나오면 돈은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청년일자리 점검회의에서 노동시장 진입 인구가 대폭 늘어나는 향후 3∼4년간 긴급자금을 투입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등 특단의 대책을 추진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청와대는 이후 144조원에 달하는 정부의 기금 사업비를 20% 범위에서 확대할 수 있으니 예산이나 재원에 구애받지 말고 청년일자리 창출방안을 마련하라는 가이드라인을 관련 부처에 내려보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후 지난 22일에는 추경 편성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그는 "재정, 조세개편, 금융, 규제 등 정부 정책수단을 모두 망라해 특단의 대책을 만들 것"이라며 "추경도 필요하다면 배제 안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올해 또 추경을 편성한다면 2015년(11조6천억원), 2016년(11조원), 2017년(11조2천억원)에 이어 4년 연속이 된다.



일자리를 이유로 한 추경은 문재인 정부 들어서만 해도 두 번째다.

문 대통령은 청년실업 등 어려운 고용시장 상황을 감안해 대통령에 당선되면 10조원대 규모의 일자리 추경을 편성하겠다고 공약했고, 실제로 당선 이후 이를 실행에 옮겼다.

지난해 6월 7일 국회에 제출돼 45일만에 통과한 11조2천억원 상당의 추경 편성의 배경으로 정부는 청년실업률이 2013년 이후 급격히 악화되고 있고, 청년 체감실업률은 최근 3개월간 24% 내외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들었다.

지난해 추경 지출재원은 그해 예상 초과세입 8조8천억원, 전년도 세계잉여금 1조1천억원, 기금여유자금 1조3천억원으로 충당했다.



지난해 추경은 일자리 창출, 일자리 여건 개선, 일자리 기반 서민생활 안정, 지역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지방재정 보강 등 크게 4가지 목적을 위해 편성됐고, 정부는 이를 통한 직간접 효과로 모두 11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지난해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9.9%로 2000년부터 현재 기준으로 측정한 이래 가장 높았고, 지난해 전체 실업률도 3.73%로 2013년 이후 4년째 악화를 이어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33개 회원국의 평균실업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전 수준으로 회복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추경 사업은 긴급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연중에 편성되는 것이므로 가급적 연내에 집행을 완료함으로써 즉각적 정책효과를 유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청년실업률의 추가 악화는 추경의 실효성에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는 지점이다.

정부는 지난 10년간 21차례 청년실업 대책을 내놓고, 최근 5년간은 10조원이 넘는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청년실업률은 회복은커녕 역대최고치를 경신했다.

더구나 2021년까지 에코붐 세대 노동시장 진입으로 청년취업난은 갈수록 악화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누적된 청년실업 인구에 더해지면서 여파가 상당할 것으로 우려된다.

그러나 고용은 경기가 개선되고 난 뒤 이어 개선되는 후행 지표라는 점에서 추경의 실효성을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작년 일자리 추경에 대해 한국은행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1∼0.2%p 더 끌어올리는 효과를 낸다고 추정했다.

그나마 추경이 경기와 고용을 뒷받침했기 때문에 지난해 수출을 중심으로 한 3%대 성장을 달성할 수 있었다는 분석도 있다.



김 부총리는 중소기업·창업·해외일자리·신서비스분야 등 4가지 분야에서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해 특단의 대책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단의 대책은 내달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중소기업 일자리 미스매치가 20만개에 달해 이를 해소하고, 창업기업들이 평균 2.9명을 고용하는데, 신규 창업기업 숫자를 올해 12만개까지 늘리는 한편, 해외일자리를 늘리고, 새로운 서비스분야 시장창출 등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청년고용은 워낙 풀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라면서 "실질적 효과를 낼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인 추경호 의원은 "최소한 반기 정도는 보고 해야지 지금 추경을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면서 "최소한 지난해 강행해 통과시킨 11조2천억원 짜리 일자리추경의 효과를 먼저 논의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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