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결산] ① 30년 만의 올림픽, 대회운영 합격…수송·위생은 아쉬움

입력 2018-02-25 06:01
[올림픽 결산] ① 30년 만의 올림픽, 대회운영 합격…수송·위생은 아쉬움

저비용 개회식으로 고감동 연출, 대회 운영도 '무난' 평가

노로바이러스와 연휴 교통 체증, 자원봉사자 처우는 문제 노출



(평창=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의 안방 대회인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17일간의 열전을 마친다.

동계올림픽 사상 역대 최대 규모인 92개국, 2천920명의 선수가 출전, 102개의 금메달을 놓고 경쟁한 평창올림픽은 9일 개막해 25일까지 '지구촌 대축제'로 펼쳐졌다.

강원도 평창과 강릉, 정선 일대에서 열린 평창올림픽은 운영과 흥행, 기록 면에서 성공적이라는 평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최근 열렸던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이 부실한 대회 준비와 치안 문제 등으로 인해 외국 언론의 맹비난을 받았던 점과 비교하면 이번 평창올림픽은 말 그대로 깔끔하게 치러진 대회였다.

송승환 총감독이 연출한 개회식은 개·폐회식 예산 668억원으로도 '저비용 고감동'을 전 세계에 선사했다는 평을 들었다.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개·폐회식 예산이 6천억원에 이르렀다는 점과 비교하면 10분의 1에 가까운 돈으로 알찬 개회식을 만든 셈이다.

특히 개회식에서 남북이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 이후 11년 만에 역사적인 공동 입장을 하며 의미를 더했다.



대회 운영에서도 전반적으로 큰 문제가 없이 무난하게 치렀다는 평가다.

대회 기간 강한 바람으로 인해 스키 종목 경기 일정이 몇 차례 바뀌기는 했으나 이번 대회 여자 알파인 대회전에서 우승한 미케일라 시프린(미국)이 "실외 스포츠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불가항력적인 문제였다.

미국 신문인 USA 투데이는 '안전한 올림픽 만들기'라는 평창발 기사에서 "한국에서는 강력한 총기 규제로 총기 난사는 생각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2014년 소치 대회에서 곳곳에 무장 군인이 서 있던 것과 달리 평창에서는 '보안 조치가 거의 없어 보이지만 훨씬 편안한 분위기'라고 대조하기도 했다.



북한이 대회 개막을 임박해서 참가를 결정하면서 흥행에도 도움이 됐다.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에 대해 국내에서 일부 부정적인 여론이 일기도 했지만 북한의 참가로 국내외적 관심이 커지면서 입장권 판매율이 98%까지 올라갔다.

또 쇼트트랙에서 세계신기록이 두 개 나왔고,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올림픽 신기록 15개가 양산되는 등 경기 내용 면에서도 합격점을 받을 만했다.

다만 일부 위생과 수송에서 문제점이 지적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올림픽 개최지인 평창과 강릉에서 이달 들어 발생한 노로바이러스 환자가 200명에 달했고 대회에 출전한 스위스 선수 2명도 감염되는 등 위생에 다소 허점이 드러났다.

수송에서도 설 연휴 기간 강릉 및 평창 시내에 일부 체증이 발생했고, 외국인들이 서울과 강원도를 오가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웠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또 대회 초반 버스 기사와 자원봉사자 등 일부 운영 인력들이 처우에 불만을 나타내며 항의하는 사례가 나온 점도 아쉬웠다.



하지만 나이지리아, 에리트레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에콰도르, 코소보 등 6개 나라가 처음으로 동계올림픽에 출전했고, 출전 선수 가운데 여성 비율이 42%로 역대 동계 대회 가운데 최고를 기록하는 등 올림픽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여는 장면이 강원도의 작은 도시 평창에서 연출됐다.

게다가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던 시점에 열린 이번 올림픽이 우리나라와 미국, 북한과 일본, 중국 등의 '외교의 장'으로 활용되는 등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외국인들에게 낯설기만 했던 '평창'이라는 지명이 이제는 '평화의 땅'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강렬한 인상을 남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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