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사관 5월 예루살렘 이전"…팔레스타인 강력 반발(종합)

입력 2018-02-24 10:02
수정 2018-02-24 19:45
"미 대사관 5월 예루살렘 이전"…팔레스타인 강력 반발(종합)



예상보다 빠른 초고속 강행…아랍 진영 반발 이어질 듯



(뉴욕·서울=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김권용 기자 = 미국이 오는 5월 이스라엘주재 미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에 이전할 계획임을 전격 공개하면서 팔레스타인 측이 거세게 반발하는 등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지도력'과 '우의'에 감사의 뜻을 전하며 반색한 반면 팔레스타인 측은 이번 조치가 수십 년간 이어진 중동분쟁을 해결할 '2국가 해법'을 무용지물로 만들 것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팔레스타인 측은 미 대사관 이전이 이스라엘 건국(1948년) 70주년에 맞춰 추진되는데 대해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스라엘에 맞서 팔레스타인 측을 지지해온 아랍 진영도 강력히 반발하고 나설 전망이어서 파장이 한층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AF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무부 헤더 노어트 대변인은 23일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 건국 70주년에 맞춰 오는 5월 예루살렘에 새로운 미 대사관이 문을 열 계획"이라며 대사관 이전 계획을 공개했다.

노어트 대변인은 미국대사관이 예루살렘 아르노나 지역의 미 영사관 건물에 우선 입주한 뒤 상주 부지를 물색할 방침이라며 대사관 건설계획과 공사는 시간을 두고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내년 말께 아로나 구내에 새로운 대사관 별관을 열어 대사와 직원들에게 잠정적으로 넒은 사무공간을 제공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미 당국자도 일부 기자들에게 "주이스라엘 대사와 소규모 팀이 5월께 예루살렘 아르노나(Arnona) 지역으로 이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대인 지구인 아르노라는 대사관 이전 지역으로 거론됐던 곳이다.

애초 예상됐던 시기보다 1년 이상 빠른 것으로,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아랍 진영의 반발이 예상된다.



앞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달 22일 이스라엘을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은 이스라엘에 있는 대사관을 내년 말까지 이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지도부는 "모든 아랍인들에 대한 도발"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사에브 에레카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사무총장은 "미 행정부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고 팔레스타인의 '대재앙'이 된 이스라엘 건국 70주년에 때맞춰 미 대사관을 이전키로 한 것은 뻔뻔한 국제법 위반 행위"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그는 이어 미 행정부의 대사관 이전 결정은 모든 아랍과 무슬림들에 대한 노골적인 도발이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해결을 위한 '2국가 해법'을 파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측은 미국의 이번 대사관 이전 결정에 대해 즉각적으로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 국민에겐 좋은 날"이라고 반기면서 "올해 이스라엘 건국 70주년은 한층 경사스런 축하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정보장관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 건국 70주년에 맞춰 대사관을 우리의 수도인 예루살렘으로 이전키로 한 데 대해 축하하고 싶다"며 "이보다 더 큰 선물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가장 정당하고 올바른 조치"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주미 이스라엘 대사관 역시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 건국 70주년에 맞춰 대사관 이전 결정을 내린 것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 지난해 12월 당시 역사적인 선언의 후속 조치"라며 "이번 결정으로 건국 70주년 행사가 한층 성대한 축하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ky@yna.co.kr,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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