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뺄셈창당' 했나?…바른미래·민평당 지지율 동반하락 '곤혹'
바른미래 "낮은 당명 인지도·올림픽 탓…선거국면서 오를 것"
민평 "통합과정에서의 논란 때문…실제 민심과 차이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설승은 기자 =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당해 출범한 바른미래당과, 국민의당 내 합당 반대파가 만든 민주평화당이 의욕적으로 창당의 깃발을 올렸지만 애초 기대보다 저조한 지지율에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23일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상 정당 지지율 결과를 보면 바른미래당은 8%, 민주평화당은 1%를 각각 기록했다.
양당의 지지율 합계 9%는 합당 전인 3주 전 국민의당(5%)과 바른정당(8%) 지지도의 합계보다 4%포인트나 낮은 것이어서 창당 컨벤션 효과를 못 본 것을 넘어 '뺄셈' 창당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바른미래당은 창당 11일째를 맞은 가운데 한자릿수 지지율이란 성적표를 받아들고는 짐짓 당황하는 모양새다.
특히 국민의당 시절 안철수 전 대표를 비롯한 통합파들이 통합의 당위성으로 앞세운 것이 통합하면 두 당의 지지율의 합을 상회하는 시너지가 난다는 여론조사 결과였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바른미래당은 저조한 지지율의 가장 큰 원인으로 아직 당명의 인지도가 높지 못하다는 점을 꼽았다.바른미래당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만든 당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국민이 많다는 주장이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통합 전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한 통합신당'이라고 물었지만, 지금은 바른미래당이라고만 물어 예전 지지도가 계속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당의 얼굴이었던 안 전 대표가 전면에서 사라졌고, 현재 평창올림픽 중인 데다 남북 관계 문제로 정국이 대치국면으로 치달아 바른미래당의 창당이 큰 관심을 끌지는 못했기 때문이라는 자체 분석도 하고 있다.
남북관계 등 안보 문제로 중도층 중 일부가 자유한국당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과 함께, 호남에서 민주당과 민주평화당에 밀려 좀처럼 지지율을 회복하지 못한다는 점도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전면에서 물러난 안 전 대표가 지방선거 국면에서 다시 복귀하고, 영입 인재를 발표하기 시작하면 다시 지지도가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다른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창당을 기점으로 당의 큰 자산인 안 전 대표가 물러나 있는 것도 영향을 끼쳤다"라면 "다시 복귀하면 지지율은 곧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평화당 내부에서는 이번 여론조사에서 정당지지도가 1%에 그친 것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다만 국민의당 시절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던 안철수 대표와 결별하는 과정에서 당 안팎으로 논란을 불러온 점이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하면서,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는 분위기다.
최경환 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지율 수치가 인색하게 나오는 조사들이 있다"면서 "아무래도 국민의당이 분당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바른미래당과 민평당의 지지율이 동반 하락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호남 지역에서의 지지율이 바른미래당과 마찬가지로 5%를 기록한 것에 대해서는 실제 민심과 다소 차이가 있다는 평가가 많다.
최 대변인은 "광주에서는 바른미래당이 '탈호남'을 외치며 우경화 노선을 선택한 데 대한 반감이 크다"며 "앞으로 지방선거가 가까워지면서 여론이 점차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민평당의 한 관계자는 "호남에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워낙 높은 만큼,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며 "결국은 광주·전남·전북에서의 지지율이 30∼40% 수준으로 치고 나가면서 전국적인 지지율을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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