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면전차 50년만에 부활하나…경춘선 폐선에 트램 도입논의
서울교통공사, '광운대역∼화랑대' 트램 사업 타당성 조사 시작
트램 도입 위한 도로교통법 개정안 국회 상임위 통과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1968년 11월 역사 속으로 사라진 서울 노면전차(트램) 부활 논의가 50년 만에 본격화됐다.
트램 도입에 필요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서울 외 다른 지역에서도 트램 도입 논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이용하는 서울교통공사는 올해 4월까지 경춘선 폐선을 이용한 트램 도입 사업의 타당성 분석을 할 계획이라고 25일 밝혔다.
트램은 지상에 설치한 레일을 따라 움직이는 전동차다.
우리나라에선 1899년 처음 도입돼 약 60년간 서울의 대표적 교통수단으로 이용됐으나 버스, 자가용 같은 대체 교통수단이 등장하면서 1968년 11월 28일을 마지막으로 운행이 중단됐다. 영등포∼노량진∼서울역∼시청 등 서울 지하철 1호선 구간이 옛 노면전차 운행 구간과 비슷하다.
트램은 국내 운행이 중단된 동안 전기선 없이 배터리로만 운행되는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발전했다.
서울교통공사는 경춘선 폐선을 이용해 1차적으로 광운대역∼구(舊) 화랑대역 6.3km 구간에 트램 도입을 구상하고 있다. 이후 별내역 방면으로 확장하면 경기도 주민들이 수도권으로 더 편하게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폐선을 이용하면 선로를 까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경전철 건설비가 km당 400억∼500억원 들고 트램은 200억∼300억원이 소요되는데, 폐선을 이용한 트램은 120억∼150억원의 건설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트램 이용 수요가 충분할 것인지 여부다. 수요 예측을 정확히 못 한 상태에서 트램을 도입하면 제2의 의정부 경전철이 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경춘선 폐선은 국유지라 트램 도입을 위해선 땅을 대거 사들여야 한다. 서울시는 폐선을 이용한 공원을 조성해 놓은 상태라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교통공사는 트램이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유럽처럼 '낭만'을 파는 관광상품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일본 도야마시는 항구 물류 운반용으로 사용하다 이용객이 줄어 폐선된 곳에 2006년 트램을 도입해 대중교통을 활성화했고, 관광객까지 끌어들이고 있다"며 "명물이 된 트램을 타보려고 일부러 도야마에 가는 관광객들이 생겼다"고 말했다.
교통공사는 올해 사전 타당성 조사를 한 뒤 서울시가 수립하는 10개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트램 도입을 포함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간 트램 도입의 걸림돌은 관련 법제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지난 2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통과되며 청신호가 켜졌다. 이 개정안은 트램과 트램 전용차로에 대한 정의를 규정하고, 신호·표지·교차로 통행 우선순위 및 속도 등 운행에 대한 법적 근거를 담고 있다.
2016년 12월 도시철도법, 지난해 1월 철도안전법 개정 이후 도로교통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트램 도입에 필요한 '3법'이 갖춰지게 된다.
국내에선 대전시가 트램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고, 경기 화성시도 동탄 1·2호선(망포∼오산 16.4km, 병점∼동탄2 17.4km) 트램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대전에 비해 서울의 트램 도입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법 개정으로 논의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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