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추락에도 새 가상화폐 공개 성황…올들어 1조8천억원

입력 2018-02-23 16:44
수정 2018-02-23 20:03
비트코인 추락에도 새 가상화폐 공개 성황…올들어 1조8천억원



IOC 진행중인 블록닷원·텔레그램도 20억弗 넘게 조달할듯

미 증권앱 로빈후드, 수수료 없는 비트코인·이더리움 거래로 인기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대표적 가상화폐(암호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고점 대비 절반 수준으로 추락했지만 신규 가상화폐공개(ICO)는 여전히 성황을 이루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리서치업체 토큰 리포트에 따르면 연초 이후 ICO를 통한 자금 조달액은 약 16억6천만 달러(약 1조8천억 원)에 달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올해 들어 두 달도 안돼 작년 한 해 ICO 조달액 65억 달러 가운데 4분의 1을 넘어섰다.

아직 ICO가 완료되지 않은 텔레그램과 블록닷원(Block.one)은 집계에 포함되지 않아 올해 ICO 조달액이 큰 폭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텔레그램과 블록닷원은 ICO를 통해 각각 8억5천만 달러와 15억 달러를 조달했으며 추가 자금조달을 진행하고 있다. 블록닷원이 작년 여름 이후 조달한 금액은 트위터가 2007~2011년 9차례 펀딩 라운드를 통해 조달한 금액과 맞먹는다.

작년과 올해 기업공개(IPO) 건 중 블록닷원의 ICO를 능가한 사례는 4건에 불과하다.

ICO의 인기는 비트코인 가격이 작년 12월 중순 고점을 찍은 후 반 토막 난 것과 대조적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23일 오후 3시(한국시간) 현재 9천805달러로 작년 12월 18일 1만9천511달러에 비해 약 50% 낮은 수준이다.

비트코인 매수세 약화에도 ICO가 인기를 끄는 것은 비트코인 초기 투자 때와 같은 일확천금을 꿈꾸는 이들이 수익금 환급이 보장되지 않는 ICO의 위험을 아랑곳하지 않은 채 과감하게 투자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ICO 투자 열기 덕분에 필름 업체 이스트먼 코닥과 게임업체 아타리는 ICO 계획을 밝힌 후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새로 등장한 무료 가상화폐 거래서비스도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 애플리케이션 '로빈후드 마켓'이 전날 수수료가 없는 비트코인·이더리움 거래서비스를 개시하자 가입자가 급증하고 있다. 로빈후드 가입자는 작년 4월 200만 명이었지만 가상화폐 거래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작년 11월에는 300만 명으로 치솟았고 지금은 400만 명을 웃돈다.

그러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각국 당국이 ICO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ICO 열기가 사그라들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WSJ은 ICO를 통한 사업이 대부분 계획 단계인 데다 실제 제품이 출시되는데 1년 이상 걸릴 수 있어 ICO 가치평가가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회계법인 언스트앤영에 따르면 작년 11월 ICO 중 목표를 채운 사례는 25%에 못 미쳐, 5개월 전 93%보다 크게 줄었다.

언스트앤영 연구원들은 현재 가상화폐 가치평가는 금 가치평가나 제한된 공급이 높은 수요를 맞추지 못하는 성수기 의류상품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YNAPHOTO path='C0A8CA3D000001614EB8557900005437_P2.jpeg' id='PCM20180201000011038' title=' ' caption='[연합뉴스TV 제공]'/>

harris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