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총기협회 스폰서 줄줄이 떨어져…렌터카·은행 후원철회

입력 2018-02-23 13:46
수정 2018-02-23 16:37
미 총기협회 스폰서 줄줄이 떨어져…렌터카·은행 후원철회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플로리다 고교 총기 참극 이후 미국 사회에서 집중 성토의 대상이 된 미국총기협회(NRA)가 점점 궁지에 몰리고 있다.

그동안 협회를 후원해온 기업들이 총기 규제를 요구하는 학생·학부모와 시민사회의 따가운 눈총을 의식한 듯 후원 계약과 파트너십을 속속 철회한 것이다.

22일(현지시간) 시장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대형 민영은행인 퍼스트 내셔널 뱅크 오브 오마하는 총기협회와 제휴해 발행하던 비자 카드 계약을 갱신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은행은 "고객의 피드백이 우리와 NRA와의 관계를 재검토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퍼스트 내셔널 뱅크 오브 오마하는 총기협회와 10년 넘게 파트너십을 맺었고 40달러의 캐시백 보너스를 내세운 카드를 발급해왔다.

미국 내 최대 렌터카 업체로 꼽히는 엔터프라이즈 홀딩스도 이날 늦게 NRA와의 파트너십을 끝내겠다고 발표했다.



엔터프라이즈 홀딩스는 엔터프라이즈, 알라모, 내셔널 카렌털 등 미국 내 3대 대형 렌터카 업체를 소유한 모기업이다.

엔터프라이즈는 총기협회 회원들에게 렌터카를 대여할 때 할인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엔터프라이즈는 다음 달 26일부터 NRA와의 파트너십을 종료한다고 트위터에 밝혔다.

NRA의 웨인 라피에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메릴랜드 주에서 열린 보수단체행사 '보수정치 행동회의'(CPAC) 연설에서 "학교는 총기가 없는 공간이고, 그렇다 보니 정신 나간 사람들의 타깃이 되고 있다"며 '학내 무장화'를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NRA에서 열심히 일하는 웨인(라피에르)과 (총기 로비스트) 크리스는 위대한 사람들이자, 미국의 위대한 애국자"라며 "정작 많은 사람은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고, 이해하기를 원하지도 않고 있다"며 NRA를 옹호했다.

그러나 최근 워싱턴DC와 로스앤젤레스(LA) 등 주요 도시에서는 NRA 해체, 총기 규제법 강화 등을 요구하는 시위가 들불처럼 일어났다.



oakchu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