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낮추던 김무성, '北김영철 방남' 공세 주도 눈길
긴급의총·페이스북·靑 방문…문재인 정부 강력 규탄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배영경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이 '북한 김영철 방남'을 두고 맹공을 펼치는 가운데, 김무성 의원이 이를 적극적으로 주도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6선의 김 의원은 8선 서청원 의원 다음으로 선수(選數)가 높은 당내 대표적 중진이지만, 지난해 11월 바른정당에서 돌아온 뒤 사실상 잠행모드를 이어왔다.
하지만 최근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남 건으로 안보 국면이 조성되며 긴장감이 높아지자,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며 중진으로서 대여공세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김 의원은 23일 오전 김성태 원내대표 및 소속 의원들이 '김영찰 방남 저지'를 위해 청와대를 항의 방문한 자리에 동참했다.
여기에는 정갑윤·심재철·이주영·강길부·김재경·나경원·주호영 의원 등 4선 이상 중진들도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은 "김영철은 우리 해군장병 46명을 수장시킨 주범이었다"며 "이런 김영철을 우리 대한민국 땅을 밟게 함으로써 대한민국 사회의 분열과 남남갈등을 유발하고, 세계 최고 동맹관계인 한미동맹을 이간시키려는 전략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북한의 전략을 받아들이는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만약 천안함 폭침의 주범인, 국제적인 전범인 김영철이 대한민국 땅을 밟고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과 악수를 한다면 우린 문재인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개최된 '김영철 방남' 관련 긴급 의원총회도 김 의원이 지도부와 함께 분위기를 주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한국당은 전날 개헌을 주제로 의총을 진행 중이었다.
그러나 전날 오후 청와대가 김 통전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대표단과의 만남을 수용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이에 원내지도부가 긴급의총으로 전환하고 김영철 방남을 규탄하는 발표문을 작성하는 과정에 김 의원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도 자주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그동안 그는 페이스북에 한국당 정진석 의원과 함께 주기적으로 개최해온 '열린토론, 미래' 세미나 관련 글들을 주로 올렸지만, 전날과 이날에는 이틀 새 김영철 방남에 대한 글을 두 건 게재했다.
김 의원의 이번 행보를 작년 11월 한국당 재입당 이후 석 달 넘게 이어졌던 잠행모드에 마침표를 찍는 '몸풀기' 신호로 해석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시기적으로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이어서 김 의원의 정치활동 재개가 본격화된다면, 그 운신의 폭이 공천과 대여투쟁·선거운동 등 선거의 주요 국면에까지로도 넓어질지 주목된다.
또 이번 6월 지방선거 국면에서 개헌 이슈가 핵심 화두로 떠오르면, 당내 대표적인 개헌론자인 김 의원으로서는 목소리를 낼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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