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학사모 쓴 70대 옥용운 씨 "인생 2모작 각오"

입력 2018-02-23 17:36
늦깎이 학사모 쓴 70대 옥용운 씨 "인생 2모작 각오"



(진주=연합뉴스) 지성호 기자 = "인생 2모작을 설계한다는 마음으로 공부했습니다"

경남 진주 경상대학교(GNU)에서 23일 열린 2017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옥용운(72) 씨가 농업생명과학대학 농업식물과학과(원예학전공) 학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2007년 2월 창원시 건설국 지방시설 서기관으로 정년퇴임했다.

정년 후 이사한 창원시 의창구 동읍에 토종 야생화를 기르며 체험 학습장 등을 운영했다.

하지만 귀동냥으로 배운 짧은 지식과 막연한 의지만으로는 제대로 운영할 수 없어 대학에 진학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2014년 각 대학이 정원 외로 선발하는 재직자 특별전형에 지원, 경상대 원예학과에 합격했다.

가난 등으로 대학진학을 포기해야했던 그는 예순여덟 나이에 손자뻘 되는 젊은 친구들과 학문과 실기에 몰두했다.

그는 제대로 된 야생화 갤러리를 운영하고 초등학생들에게 체험 행사를 진행하겠다는 설렘에 피곤한 줄 몰랐다.

옥 씨는 "지난 4년간 공부하는 재미, 수업 듣고 책 보는 재미에 푹 빠졌다. 4년간 전공과목은 모두 A+를 받았다"라고 자랑했다.

이어 "앞으로 대학서 배운 전문지식을 기초로 우리 고장의 토종 종자를 수집하고 야생화 갤러리를 내실 있게 운영하며 살고 싶다"며 제2 인생 설계를 내비쳤다.

shch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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