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 갚을 돈 < 받을 돈…한국 순대외채권 사상 최대

입력 2018-02-23 12:00
수정 2018-02-23 20:02
외국에 갚을 돈 < 받을 돈…한국 순대외채권 사상 최대<br>단기외채비중은 5년래 최고…한은 "비중·비율 양호한 상태"

주가·원화 강세에 작년 순대외금융자산 5년 만에 감소



(서울·세종=연합뉴스) 이대희 김수현 기자 = 한국이 외국에서 받아야 할 채권에서 갚을 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이 역대 최대 기록을 썼다.

그러나 외채 건전성, 대외지급능력을 보여주는 단기외채비율·단기외채비중은 소폭 악화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17년말 국제투자 대조표(잠정)'를 보면 지난해 12월 말 한국의 순대외채권은 4천567억 달러였다.

이는 1년 전보다 600억 달러 증가한 것으로, 사상 최대다.

순대외채권은 대외채권과 대외채무의 차액을 의미한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당시 한국은 대외채무가 더 많은 상태였으나 2000년부터 대외채권이 대외채무를 초과, 2009년부터 9년 연속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대외채권은 8천755억 달러로 사상 최대였다.

1년 전보다 947억 달러 증가하며 증가액으로도 사상 최대였다.

대외채무는 347억 달러 늘어 4천188억 달러로 집계됐다.

대외채무는 2015∼2016년 감소하다가 3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대외채무 중 만기가 1년 이하인 단기외채는 1천159억 달러로, 112억 달러 늘었다.

전체 대외채무 중 단기외채를 의미하는 단기외채비중은 27.7%로 1년 전보다 0.4%포인트 올랐다. 단기외채비중은 2012년(31.3%) 이후 가장 높았다.

준비자산(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를 뜻하는 단기외채비율 역시 1.6%포인트 오른 29.8%로 나타났다. 단기외채비율도 32.0%를 기록한 2014년 이후 최고였다.

단기외채는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확산할 때 금방 외국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 금융시장 안정 측면에서 단기외채 비중·비율 확대는 긍정적으로 볼 수 없다.

다만 한은 관계자는 "작년 3분기 기준으로 주요 20여 개국 중 한국의 단기외채비율은 5번째로 양호하다"며 "단기외채 비율·비중은 양호한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외채권에 파생금융상품 등을 포함한 대외금융자산에서 대외금융부채를 뺀 순대외금융자산은 2천483억 달러였다. 1년 전보다 296억 달러 줄었다.

순대외금융자산이 감소하기는 2012년 이후 5년 만이다.

한국의 주가, 원화가치 상승에 따른 대외금융부채 증가 폭이 컸던 탓이다.

지난해 코스피지수는 21.8%,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는 12.8% 상승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대외금융부채는 사상 최대인 1조2천54억 달러를 나타냈다. 전년 대비 증가 규모도 역대 가장 큰 2천388억 달러였다.

대외금융자산은 2천92억 달러 증가한 1조4천537억 달러로 사상 최대였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 인상 가속화 등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대외채무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는 등 대외건전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porqu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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