뮬러 특검, 매너포트 금융사기 추가기소…'트럼프 압박용?'
소득 부풀려 216억원 허위대출…외국계좌로 거액 빼돌려 탈세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러시아 스캔들' 의혹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가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캠프 선대본부장을 지낸 폴 매너포트와 그의 오랜 동업자로 대선캠프 부본부장을 지낸 릭 게이츠를 추가 기소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말 뮬러 특검이 이들을 포함해 총 3명을 이번 사건과 관련해 처음으로 기소한 지 4개월 만이다.
뮬러 특검은 이날 버지니아 주 동부 연방지방법원에 제출한 공소장에서 매너포트와 게이츠에 대해 금융사기와 탈세 등 모두 32개 혐의를 적용했다.
AP와 로이터 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들은 사업 소득을 부풀려 신고한 뒤 이런 내용을 담은 엉터리 서류를 근거로 은행에서 2천만 달러(약 216억 원) 이상을 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기존 채무는 숨긴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키프로스, 세이셸,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등에 개설한 외국 은행 계좌로 수천만 달러의 자금을 빼돌린 혐의도 제기됐다.
특검 측은 공소장에서 "매너포트와 게이츠는 외국 기업과 계좌의 존재와 소유 사실을 숨기고, 세무대리인과 미국 정부에도 '외국 은행 계좌가 없다'고 반복해서 엉터리 보고를 했다"고 지적했다.
수사당국은 매너포트와 게이츠가 1천만 달러(약 108억 원)를 미국으로 다시 들여오기 위해 이 돈을 대출로 위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 최소 150만 달러(약 16억 원)는 매너포트가 뉴욕 소호에서 부동산을 사는 데 사용됐다.
다만 특검이 기소한 이들의 혐의 내용은 수사의 최종 타깃인 트럼프 대통령 측의 러시아 스캔들 연루와는 무관한 개인 비리들이다.
그러나 매너포트의 지인들은 뮬러 특검의 이번 기소가 매너포트를 압박해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게 하려는 노력으로 본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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