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미국 여자하키 20년만에 정상 탈환, 캐나다 5연패 저지(종합)

입력 2018-02-22 19:31
수정 2018-02-22 19:36
-올림픽- 미국 여자하키 20년만에 정상 탈환, 캐나다 5연패 저지(종합)

올림픽 역대 첫 승부치기 혈전 끝에 3-2로 승리

미국 스타우버 감독 "조국에 최고의 선물 안겼다"



(강릉=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미국 여자 아이스하키가 캐나다의 올림픽 4연속 금메달 행진에 제동을 걸고 20년 묵은 한을 풀었다.

미국은 22일 강원도 강릉의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결승전에서 캐나다와 승부치기(승부샷)까지 가는 혈투 끝에 3-2(0-1 2-0 1-0 0-0 <승부샷> 1-0)로 승리했다.

미국은 승부샷에서 6번째 슈터 조슬린 라무르-데이비슨이 환상적인 퍽 드리블로 2-2의 균형을 깨는 골을 넣고, 골리 메디 루니가 캐나다의 메간 아고스타의 샷을 가로막아 우승을 확정했다.

이로써 미국은 여자 아이스하키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8년 나가노 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20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미국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부터 4년 전 소치 대회까지 3차례나 은메달에 머물며 캐나다의 4회 연속 우승을 지켜본 터라 더욱 값진 설욕이었다.

특히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2-1로 앞서다가 경기 종료 55초 전 캐나다에 동점 골을 허용한 뒤 연장에서 패배했던 미국은 이번에야말로 정상을 탈환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실력에서는 뒤질 것이 없었다. 미국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세계선수권 8차례 중 7차례나 우승을 차지한 세계선수권의 절대 강자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캐나다를 3-2로 제압, 4연패를 달성했다.

세계 랭킹에서도 미국이 1위, 캐나다가 2위로 미국이 앞선다. 칼을 갈고 이번 평창 대회에 임한 미국은 결국 캐나다를 꺾고 올림픽 징크스를 훌훌 털어냈다.

반면 캐나다는 5회 연속 우승 꿈이 무산된 것은 물론 올림픽 연승 행진 역시 24경기에서 중단됐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가 불참한 상황에서 북미에서는 이번 대회 최고의 빅매치로 미국과 캐나다의 여자 아이스하키 결승전을 꼽아왔다.



그에 걸맞은 명승부가 펼쳐졌다. 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결승에서 승부샷이 진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은 1피리어드에서 3차례 파워 플레이(상대 선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우위) 기회를 잡았고, 결국 마지막 파워 플레이에서 골이 나왔다.

1피리어드 19분 34초에 시드니 모린의 샷을 문전 앞에 있던 힐러리 나이트가 살짝 방향만 틀어 골망을 흔들었다.

석연치 않은 페널티 판정이 잇따르고 실점으로 이어지자 캐나다 응원석은 들끓었다.

캐나다는 2피리어드에서 반격에 나서 단숨에 전세를 뒤집었다.

2피리어드 2분에 헤일리 어윈의 골로 균형을 맞춘 캐나다는 6분 55초에 마리-필립 풀린의 골이 터졌다.

골문 뒤를 파고든 아고스타가 앞으로 뽑아준 패스를 풀린이 원타이머를 통해 득점으로 연결했다.

2006년 토리노올림픽부터 3회 연속 우승을 이룬 캐나다의 정신적 지주 아고스타와 주장 풀린이 합작한 역전 골이었다.

패색이 짙던 미국은 3피리어드 13분 39초에 모니크 라모르-모란도가 역습 기회를 침착하게 득점으로 연결해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15분 휴식 후 20분의 연장 승부에서도 양 팀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결국, 캐나다의 선공으로 승부샷이 시작됐다. 양 팀이 번갈아서 5명의 슈터가 나왔지만 2-2로 동점이 됐다.

결국, 6번째 슈터에서 승부가 갈렸다. 다시 순서를 바꿔 미국이 선공에 나섰고, 라무르-데이비슨이 현란한 퍽 드리블로 골리를 제친 뒤 골망을 흔들었다.

캐나다는 아고스타에게 마지막 기대를 걸었으나 아고스타는 미국 골리 루니를 뚫지 못했다.

우승이 확정되자 미국 선수들은 모두 빙판으로 뛰쳐나와 뜨겁게 부둥켜안으며 감격에 젖었다.

롭 스타우버 미국 감독은 "조국에 최고의 선물을 안겼다"며 "얼마나 행복한지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우리 선수들을 사랑한다. 정말로 긴장된 결승전이었고, 우리 선수들이 해내서 기쁘다"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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