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너포트, 백악관 고위직 대가로 1천600만달러 대출받은 의혹

입력 2018-02-22 16:15
매너포트, 백악관 고위직 대가로 1천600만달러 대출받은 의혹

NBC "선대본부장 퇴출 후 트럼프 경제팀 인사의 은행서 3차례 대출받아"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폴 매너포트(69)가 시카고의 한 은행가에게 백악관의 고위직을 약속하는 대가로 1천600만 달러(173억 원) 상당의 주택 담보 대출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트럼프 대선캠프의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고 있는 로버트 뮬러 특검이 이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고 미 NBC방송이 사안을 잘 아는 2명의 말을 인용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너포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캠프 선대본부장을 지냈으나 우크라이나 집권당을 위한 로비 전력이 공개되면서 대선 3개월 전인 2016년 8월 물러났다.



NBC의 보도에 따르면 매너포트와 '페더럴 세이빙스 뱅크(Federal Savings Bank)'의 회장인 스티븐 칼크의 관계가 의심받고 있다.

참전용사들 소유의 은행이지만 연방법의 규제를 받는 이 은행의 칼크 회장은 대선 기간인 2016년 8월 자문기구인 '트럼프 경제팀'의 일원으로 합류했다.

이후 이 은행은 매너포트가 선대본부장에서 물러난 후인 2016년 12월과 2017년 1월 3차례에 걸쳐 매너포트의 부동산을 담보로 그에게 거액을 대출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매너포트가 캠프에서 퇴출당하던 날 설립한 '서머브리즈'라는 지주회사가 '통로'로 활용됐다.

서머브리즈는 그해 12월 매너포트의 뉴욕 주 햄프턴과 버지니아 주 알렉산드리아의 주택을 담보로 이 은행으로부터 950만 달러(103억 원)를 대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듬해 1월에는 매너포트와 그의 아내가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주택을 담보물로 이 은행으로부터 각각 530만 달러(57억5천만 원)와 120만 달러(13억 원)를 대출받았다는 것이다.

이와 별도로 서머브리즈는 2016년 9월 투자회사 'SC3'이라는 곳에서 350만 달러(38억 원)를 빌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대출은 '브릿지론(단기자금대출)'으로 몇 달 뒤 상환했다고 매너포트의 대변인은 말했다.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기록에도 '페더럴 세이빙스 뱅크'가 매너포트에게 1천600만 달러를 대출한 것으로 나와 있다. 이 은행의 전체 대출금 중 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매너포트가 러시아 스캔들뿐 아니라 금융사기 혐의도 받고 있다는 보도는 지난 17일 뮬러 특검이 법원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특검은 "수입 등과 관련한 매너포트의 거짓 진술을 근거로 대출이 이뤄졌다는 상당한 증거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기소 후 가택연금 중인 매너포트는 보석을 추진하고 있는데, 금융범죄 혐의가추가로 제기되면서 보석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또 다른 인사는 매너포트의 거액대출 문제를 뮬러 특검이 처음 발견했으나,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되지 않아 뉴욕남부연방지검으로 사건을 넘겼다고 전했다.

quinte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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