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군 '이윤택 지우기'…안데르센극장 위탁운영 계약해지

입력 2018-02-22 11:53
기장군 '이윤택 지우기'…안데르센극장 위탁운영 계약해지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연출가 이윤택 씨의 성추행 파문 이후 극단 가마골의 주요 활동 무대였던 부산 기장군에서도 이른바 '이윤택 지우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부산 기장군은 극단 가마골이 맡았던 안데르센극장의 위탁운영 계약을 지난 21일 자로 해지했다고 22일 밝혔다.



안데르센극장은 2020년 완공 예정인 '안데르센 동화마을' 안에 자리한 2층 규모의 어린이 전용극장이다.

극단 가마골이 2016년 8월에 기장군과 위탁운영 계약을 맺고 2019년까지 운영할 예정이었다.

극단 가마골은 이 씨의 영향력으로 설립된 곳으로 이씨가 직접 작품을 연출하기도 했다.

기장군 관계자는 "시설물 양도 절차 이후에 새로운 위탁사업자를 선정해 안데르센극장을 다시 개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통 2개월∼3개월가량이면 재개관이 가능한데 성추행 파문 탓에 향후 일정은 장담할 수 없고 극장의 현재 이름조차 그대로 쓸지도 검토해봐야 한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기장군에는 안데르센극장 외에 동해남부선 일광역 앞에 가마골소극장이 있다.

가마골소극장은 1층에 목로주점 '양산박', 2층에 카페 '오아시스', 북카페 '책 굽는 가마', 고 이윤주 연출가 기념관, 3층과 4층에 120석 규모의 '가마골 소극장'과 도서출판 도요의 출판공간, 5층과 6층에 연희단거리패의 아카이브 등을 갖추고 지난해 7월 7일에 개관했다.

개관식 당일에는 이 씨 본인도 참석했다.

부산에서 연극의 대중화에 앞장섰던 가마골소극장은 1986년 부산 중구 광복동에서 출발해 중앙동, 광안리, 거제동을 거쳐 2012년에 문을 닫은 지 5년 만에 기장군에서 다시 개관한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소극장 운영은 물론 관련 홈페이지나 페이스북 운영도 중단된 상태다.

가마골소극장 관계자는 "모든 시설 운영과 일정이 중단된 상태이며 향후 그 어떤 것도 정해지지 않아 답변할 게 없다"고 말했다.

기장군에서는 지난해 여름 가마골소극장 재개관에 맞춰 가마골소극장과 안데르센극장을 중심으로 제1회 기장 세계 아동 청소년 연극축제가 열렸다.

이번 사태로 향후 연극축제의 개최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pitbul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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