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가 크면 정력도 좋다?…코주부원숭이에겐 속설 아닌 정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동남아시아 보르네오 섬에만 서식하는 희귀동물인 코주부원숭이의 수컷은 코가 클수록 정력이 왕성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2일 일간 더스타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사바 주 야생당국과 영국 카디프대, 일본 교토대, 일본 중부대 등이 참여한 국제연구진은 수컷 코주부원숭이의 코가 짝짓기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사바 주 키타바탕안 강 하류 보호구와 일본, 싱가포르 등지의 동물원에서 수컷 코주부원숭이의 코 크기가 따르는 암컷의 수나 체중, 고환 크기와 상관관계가 있는지를 검증한 것이다.
분석결과 코주부원숭이는 코가 큰 수컷일수록 더 많은 암컷을 거느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교토대의 마츠다 잇키 박사는 "수컷 코주부원숭이의 코는 짝을 고르는 암컷들에게 보이기 위한 광고 역할을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수컷 코주부원숭이는 코가 클수록 체중과 고환이 큰 경향을 보였다"면서 "이는 코주부원숭이 집단에서 코의 크기가 수컷의 사회적 권위와 번식능력을 보여주는 믿을 만한 지표로 여겨진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지난 21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를 통해 발표됐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 위기종(Endangered)인 코주부원숭이는 보르네오 섬의 맹그로브 숲이나 물가 산림에서 주로 발견되지만, 열대우림 훼손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가 가속하면서 최근 수십년간 개체수가 절반 이하로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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