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트럼프, 남북대화 도움 필요하면 언제든 알려달라해"

입력 2018-02-22 11:40
수정 2018-02-22 11:57
문 대통령 "트럼프, 남북대화 도움 필요하면 언제든 알려달라해"



英 월간 '모노클' 인터뷰…"한미관계 어느 때보다 확고하고 강력"

"임기 중 북핵 문제 해결하고 평화를 굳건히 하는 것이 목표"

김정숙 여사 "남편이 성공한 대통령으로 임기 마치고 시골로 내려가기를 고대"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미국과의 관계가 견고하며, 그 어느 때보다 확고하고 강력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대화 과정에서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알려달라고 했으며, 나를 100%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발간된 영국 월간 잡지 '모노클'의 한국 특집판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해당 인터뷰 기사는 국내외 현안 관련 일문일답 형식이 아닌, 문 대통령의 일상과 인생 역정, 정치에 뛰어들게 된 계기, 현 정부의 과제 등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서술됐다.

문 대통령은 통일·북핵 문제에 관련해 "당장 통일을 추구하지는 않되, 임기 중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평화를 굳건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촛불혁명에 대해서는 "우리는 촛불혁명을 통해 깨어있는 시민의 힘을 확인했으며, 그런 시민의 역량을 정치권이 거스르지 못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통과돼야만 하는 개혁 법안이 산적해 있다"며 여야의 정치적 이해가 국가와 국민보다 앞설 수는 없다. 야당도 민생을 위해서는 초당적으로 협력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공무원의 연차 소진을 독려하는 데 대해서는 "쉬지 않고 일하는 것이 성공의 방정식인 시대는 끝났다"며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연차휴가를 써왔으며, 청와대 참모와 장관들에게도 연차휴가 사용을 독려해 왔다"고 말했다.



모노클은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을 소개하면서 '그러나 문 대통령은 작년 연차를 모두 사용하지 못했음을 인정했고, 올해 다시 한 번 연차 소진을 목표로 세웠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대해 "민주주의 발전, 인권 개선, 남북 관계 개선이 모두 후퇴했다"고 평가했다.

또 정치에 뛰어든 계기에 대해서는 "과거에 대통령에 출마하는 것을 상상해 본 적이 없었으나,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위기감을 느꼈고 더는 외면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흥남 철수 피란민의 아들로 태어나 학생운동에 참여해 구속되고, 강제 징집돼 특전사에서 군 복무를 마친 후 사법 시험에 합격,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은 자신의 인생 역정도 소개했다.

그러면서 "내 인생 역정은 그저 한국의 현대사가 얼마나 역동적이었는지를 보여준다"며 "많은 한국인이 전쟁과 가난을 겪었으며 남북 분단과 실향으로 절망감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도 모노클과 약식 인터뷰를 했다.

김 여사는 "남편이 성공한 대통령으로 임기를 마무리하고 다시 시골로 내려가서 살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YNAPHOTO path='PYH2018022203140001300_P2.jpg' id='PYH20180222031400013' title='영국 월간 잡지 모노클, 문 대통령 내외 인터뷰 게재' caption='(서울=연합뉴스) 영국 월간 매거진 모노클(Monocle)이 22일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발간한 한국 특집판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의 인터뷰가 게재됐다. 사진은 지난 1월 청와대 본관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김정숙 여사. 모노클은 언론 환경의 중심이 모바일과 인터넷으로 쏠린 가운데 인쇄매체 중심의 전략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는 2007년 창간한 신생매체로 발행 부수는 전 세계 16만 부 수준이다. 각 부문 CEO(최고경영자) 및 오피니언리더 등이 선호하는 일종의 럭셔리 잡지다. 2018.2.22 [청와대 제공=연합뉴스] <br>scoop@yna.co.kr' >

그러면서 "내 역할은 문 대통령이 자신의 원칙에 충실하도록 조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이 듣지 못한 다양한 목소리를 전달하고자 최선을 다한다. 소외되고 차별받는 사람들, 여성들의 문제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한국의 여성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심각하다. 사회적 차별, 임금 차별, 기회의 차별이 여전히 많아 한참 더 노력해야 한다"며 "많은 여성이 실력으로 가치를 평가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나도 함께 노력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촛불시위의 의미에 대한 물음에는 "3개월 내내 자발적으로 100만의 인파가 광화문 광장에 모였고, 물리적 충돌도 없었다"며 "문재인 정부가 많은 국민이 보여준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으로 탄생했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고, 개인적으로도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김 여사는 문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결심했을 때를 회고하면서 "처음에는 걱정이 컸다. 남편의 품성이 정직하고 강직해 정치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많은 사람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고, 민주주의가 퇴보하고 있었기 때문에 개인적 욕심을 앞세우지 않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대선 때 매주 호남을 방문한 까닭에 대해서는 "정치는 국민에게 귀를 기울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을 만나기 위해 곳곳을 방문했다"며 "진정성을 보여주자 국민도 마음을 열었다"고 답했다.

모노클은 2007년 창간한 신생매체로 발행 부수는 16만 부 수준이다. CEO(최고경영자) 등 오피니언 리더(여론 선도층)가 선호하는 일종의 럭셔리 잡지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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