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전파망원경 21대 연결해 우주 들여다본다

입력 2018-02-22 09:55
한중일 전파망원경 21대 연결해 우주 들여다본다

"한라산서 서울 사람 손바닥 동전 속 글씨 읽을 정도 성능"

천문연구원, 동아시아 VLBI 네트워크 가동 준비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동아시아 지역 전파망원경 21대를 연결해 우주를 살피는 프로젝트가 가동된다.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은 수천 ㎞ 크기 망원경을 구현하는 '동아시아 VLBI 네트워크'(EAVN·East Asian VLBI Network)가 본격적인 가동 준비에 나섰다고 21일 밝혔다.

VLBI는 초장기선 전파간섭계(Very Long Baseline Interferometer)의 약자다.

멀리 떨어진 여러 전파망원경을 동시에 운용해 그 거리에 상당하는 크기의 해상도를 얻는 관측 기술(장치)이다.

EAVN은 우리나라 VLBI 관측망인 KVN, 일본 VERA, 중국 CVN 등 3개국 21개 망원경을 연결한 관측망이다.

각 망원경 크기는 11∼500m 사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정밀도와 감도로 우주 곳곳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고 천문연은 설명했다.

빛을 식별하는 능력(분해능력)을 보면 제주도 한라산 꼭대기에서 서울에 있는 동전 속 글씨를 읽을 수 있을 정도다.

미국의 초장기선 전파망원경배열(VLBA)이나 유럽 VLBI 전파망원경 네트워크(EVN)에 필적하는 성능이다.

EAVN은 다양한 망원경 조합과 주파수 설정이 가능하다.

천체에서 나오는 전파 일종인 메이저 신호나 초신성·감마선 폭발같이 변화가 빠른 천체 특성을 살펴볼 수 있다.

초대형 블랙홀이 방출하는 제트현상 등도 확인할 수 있다고 천문연은 덧붙였다.

EAVN은 올해 하반기 중 초기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중국 신장의 110m 크기 망원경과 태국 VLBI 네트워크(TVN) 시설 등이 추가되면 EAVN 성능은 더 강화할 것으로 천문연은 내다봤다.

손봉원 천문연 박사는 "한국과 일본의 VLBI 관측망(KaVA) 협력을 바탕으로 동아시아 연구자들은 수년간 EAVN 구성을 위해 노력했다"며 "동아시아의 자원과 전문성을 모아 연구역량을 극대화하는 한편 국제협력의 중요한 모델로 인식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운영 체계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AVN 구성과 기능에 대한 논문은 네이처 어스트로노미(Nature Astronomy)에 실렸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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