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총기구매자 정신건강 등 신원조회 강화…교사무장 지지"(종합)
백악관서 학생·부모 면담…"무장 교사 있었다면 참사 막을 수 있었을 것"
트럼프 '반자동소총 구매연령 21살로 상향 검토' 보도도
피해 가족들 "아이들의 안전을 원한다…대통령이 직접 현장 와보라"
(워싱턴·서울=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김연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과거 총기 참사를 겪은 학생과 부모들을 만나 총기구매 신원조회와 구매자의 정신건강 확인, 교사 무장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A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플로리다주 파크랜드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고 총기사건의 생존 학생 6명과 희생자의 부모 등 40여 명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며 "여러분이 겪은 것보다 더한 일은 없을 것"이라고 위로했다.
이어 그는 "총기 구매자에 대해 매우 강력한 신원 조사를 하고, 정신건강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더글러스고 총격범 니콜라스 크루즈에 대해 "아픈 사람"이라고 지칭한 뒤 "정신건강에 대해 초점을 맞추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범죄자는 아니지만, 행동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보낼만한 정신보호 시설이 얼마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교직원 무장을 제안한 한 참석자에게 "총기에 능숙한 교사가 있었다면 사건을 빨리 끝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답하며 이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평균적으로 총기 난사는 3분간 이어지고, 경찰이 대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5∼8분"이라며 "교직원 무장이 총기 참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총기 참사의 아픔을 직접 겪은 이들은 총기 규제와 학교 안전의 필요성을 눈물로 호소했다.
더글라스고 학생 새뮤얼 자이프(18)는 "내가 여전히 가게로 가서 AR과 같은 전쟁무기를 살 수 있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제발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사건으로 딸을 잃은 앤드루 폴락은 "이건 총기 규제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아이들의 안전을 원한다"고 외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을 거부한 아들을 대신해 참석한 어머니 레베카 볼드릭은 "아들 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파크랜드로 와야 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총기 규제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AR-15'같은 반자동소총 구매 가능 연령을 현행 18세에서 21세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인들에게 "고등학생이 총기를 사는 것을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미 인터넷언론 악시오스가 이날 보도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주말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정치평론가 제랄도 리베라와 식사하는 자리에서 AR-15같은 반자동소총을 살 수 있는 나이를 21살로 올리자는 리베라의 말을 관심 있게 경청했다고 전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전날 브리핑에서 반자동소총 구매연령을 21살로 올리는 방안에 대한 질문에 "분명히 우리가 논의할 사안이며, 앞으로 약 2주에 걸쳐 논의될 것으로 본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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