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선언 30주년…세계교회 지도자들 모여 한반도평화 모색

입력 2018-02-21 17:21
수정 2018-02-21 18:00
88선언 30주년…세계교회 지도자들 모여 한반도평화 모색

NCCK, 88선언 30주년 국제협의회…트베이트 WCC 총무, 美자니 무어 목사 등 참석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1988년 내놓은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 선언'은 민간 부문에서 나온 최초의 통일 선언이다.

진보 성향의 개신교 단체인 NCCK는 이 선언에서 체제와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북한 동포를 적대시한 한국 교회의 죄책을 고백하면서 자주, 평화, 민족 대단결, 민의 참여, 인도주의를 통일의 5대 원칙으로 천명했다.

'88선언'으로 불리는 이 선언은 민간통일운동뿐 아니라 정부의 통일 정책에도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받는다.

NCCK가 '88선언' 30주년을 맞아 내달 5-7일까지 서울 동대문 라마다 호텔에서 '평화를 심고 희망을 선포하다'라는 주제로 국제협의회를 개최한다.

이번 국제협의회에는 해외 교회 지도자 40여명과 국내 개신교 지도자 80명 등 총 120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세계교회협의회(WCC) 총무인 울라프 픽세 트베이트 목사,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 총무인 메슈 조지 추나카라 박사, 세계개혁교회연맹(WCRC) 총무인 크리스 퍼거슨 목사 등 진보 성향의 개신교계 인사뿐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종교 자문위원이자 보수 개신교계 인사인 조니 무어 목사도 참석할 예정이다.

첫날 회의는 88주년 30주년을 성찰하는 세대 간 대담으로 시작한다. 제주 4.3 사건 생존자인 고완순 씨, 간첩 누명을 썼던 탈북자 홍강철 씨, 금강산 관광사업 피해자 이상영 씨 등이 발표자로 참여해 분단의 아픔을 증언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울라프 WCC 총무는 주제 강연을 통해 지난 30년간 세계교회가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노력한 발자취를 돌아보고 평화통일을 향한 비전을 제시한다.

둘째 날 회의에서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분단체제를 극복하고 평화체제를 앞당기기 위해 해결되어야 할 시급한 과제로 평화조약과 비핵화 문제 등을 언급하고, 미국 NCC 짐 윙클러 총무는 북미대화를 위한 노력에 대해 이야기 할 예정이다.

마지막 날에는 참석자들이 성명서와 실천계획을 채택한다.

NCCK는 미국 교회, WCC, 로마 교황청, 동방정교회 등이 참여하는 '한반도 전쟁반대 에큐메니칼 핫라인' 설치, 남북 평화조약 체결을 위한 세계 교회의 협력, 남북교회를 포함한 주변국 교회와 시민단체들간 '민간평화조약' 체결 등을 제안할 예정이다.

NCCK 화해·통일위원장인 나핵집 목사는 "88선언이 나온지 30년이 지났지만 선언에 담긴 내용들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번 협의회가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남북화해 증진과 북미 간 긴장 완화에 촉매제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hisun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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