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원전 찬반론 대립에 "신·증설 여부 3~4년뒤 결정"

입력 2018-02-21 11:05
일본, 원전 찬반론 대립에 "신·증설 여부 3~4년뒤 결정"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일본 정부는 향후 에너지 수급 대책을 담는 에너지기본계획에 원전 신·증설 여부를 포함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정부는 올 상반기에 에너지기본계획을 정비할 방침이다. 기본계획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이 원전 신·증설 여부다.지난 20일 열린 경제산업성의 전문가회의에서는 에너지 기본계획과 관련해 "화력발전에 비해 발전 비용이 싼 원전을 활용해야 한다"는 기업 경영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게이단렌(經團連)도 지난해 11월 "장기적 온난화 대책 측면에서도 원전 설비 교체를 통한 재가동, 신·증설 등을 정부 시책에 담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2014년 책정된 현재의 에너지기본계획에도 원전은 '중요한 기간 전원'으로 규정돼 있다.

일본에서 소비되는 전력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도 2030년도에 20~22%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들어가 있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하기 전에 전체 전력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했다.

그러나 동일본대지진 당시 후쿠시마(福島) 원전 폭발 사고가 발생하자 당시 민주당 정권은 '원전제로' 정책으로 전환했다. 이후 출범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은 친원전 정책을 펼쳤다.



경제산업성은 원전 비중 20~22%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30기 정도의 원전을 가동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전력 업계에서는 종전 원전의 재가동으로는 이런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원전의 운전기간이 원칙 40년인데, 2030년까지 가동 40년이 되는 원전이 20기에 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전 가동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거세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고민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따른 폐로 등 처리비용이 현 시점에서 22조엔(약 220조원)에 달하는 데다 원전 주변에 살던 주민들의 상당수가 여전히 타지에서 대피 생활을 하는 점도 반원전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일본 정부 내에서는 "재가동도 여의치 않은데 신증설에 대해 국민의 이해를 구할 수 있겠느냐"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원전 신·증설 문제는 3~4년뒤 에너지기본계획을 재검토할 때 판단하고 당분간은 기존 원전 재가동 및 원전에 대한 국민의 신뢰 확보에 집중하기로 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현재 15% 수준인 재생에너지의 비중은 2030년까지 22~24%로 끌어올릴 방침이라고 요미우리는 덧붙였다.



choina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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