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두 번의 눈물바다·두 번의 함성…선수·관중 함께 울고 웃었다
결승선 통과 후 달아오른 경기장, 최종 확정 후 열광의 도가니로
실격된 중국·캐나다 '망연자실'…이탈리아·네덜란드 '환호'
(강릉=연합뉴스) 고미혜 고상민 기자 = 심석희(한국체대)가 최민정(성남시청)을 힘차게 밀어준 후 최민정이 중국 선수를 제치고 선두로 올라선 순간 강릉아이스아레나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관중의 한목소리 응원을 받으며 최민정은 역주를 펼쳐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고 선수들은 눈물을, 관중은 환호를 쏟아냈다.
맏언니 김아랑(한국체대)가 가장 많이 울었다. 기쁨의 눈물 반, 판정에 대한 불안의 눈물이 반인 듯했다.
이날 역주를 펼치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해준 김아랑은 김예진(한국체대 입학 예정)과 교대 직후 넘어지며 캐나다 선수와 충돌했고, 경기 후 심판은 그 장면을 계속 돌려보는 중이었다.
그러는 동안 계주 준결승을 함께 뛰었던 대표팀 막내 이유빈(서현고)까지 빙판으로 나와 코치진이 건네준 대형 태극기를 들고 빙판을 천천히 돌며 관중의 환호에 화답했다.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던 김아랑은 후배들 뒤에서 희미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금메달의 기쁨과 일말의 불안이 교차하던 몇 분이 지나고 심판의 최종 판정 결과가 전광판에 뜨자 눈물과 환호는 다시 한 번 재연됐다.
선수들의 눈물은 더 뜨거웠고, 이미 최고조였던 관중의 함성은 더욱 우렁차게 변했다.
김아랑은 다시 한 번 눈물 바다를 이뤘다. 이번엔 순전히 기쁨과 안도의 눈물이었다.
폭행 논란과 두 번의 예선 탈락 이후에도 웃음을 찾았던 심석희도 이날 참았던 눈물을 원 없이 쏟았다.
김예진과 이유빈도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이미 1,500m 금메달을 거머쥘 당시 감격의 눈물을 쏟아냈던 최민정만이 눈물 대신 환한 웃음으로 손뼉을 치고 깡충깡충 뛰기도 하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김선태 총감독과 조항민 코치, 박세우 코치 등은 아예 경기장 펜스 위로 몸을 올리고 선수들을 하나하나 뜨겁게 포옹했다.
마음고생이 심했을 김 감독은 선수들을 축하한 후 대자로 누워 '휴'하고 큰 한숨을 내쉬었다.
관중은 선수들이 울고 웃는 동안 자리에서 일어나 태극기를 흔들며 함께 기쁨을 나눴다.
이날 여자 3,000m 결승에선 심판 판정에 따라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승리를 예감한 한국 선수들이 이미 태극기 세리머니를 펼치는 동안 2·3위로 들어온 중국, 캐나다 선수들은 물론 4위를 한 이탈리아 선수들, 앞서 파이널B에서 1위를 차지한 네덜란드 선수들까지 초조하게 판정 결과를 기다렸다.
중국과 캐나다의 실격을 알리는 결과가 전광판에 나오자 함께 어깨를 걸고 있던 킴 부탱 등 캐나다 선수들은 믿을 수 없다는 듯 한동안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판커신 등 중국 선수들은 울음을 터뜨렸고, 기자석에 있던 중국 취재진은 어이가 없다는 듯 자리에서 마구 일어나기도 했다.
반면 두 나라의 실격으로 각각 극적인 은메달, 동메달을 차지하게 된 이탈리아와 네덜란드 선수들은 부둥켜안고 기쁨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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