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실격만 안하면 우승' 여자 쇼트트랙의 24년 독주
1994년 릴레함메르부터 매번 1위로 골인…'실격' 밴쿠버서만 노메달
(강릉=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한국 쇼트트랙 여자 계주 대표팀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마땅한 경쟁자가 없는 세계 최강이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여자 계주 대표팀은 20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4분07초36의 기록으로 우승, 이 종목 5번째 금메달 사냥에 성공했다.
당연히 금메달은 선수들의 땀과 눈물의 산물이지만, 4년마다 동계올림픽을 지켜보는 팬들에게 여자 계주 우승을 지켜보는 일은 너무나 익숙하다.
한국 쇼트트랙은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이 종목에서 '문제 없이' 달리기만 하면 금메달을 당연하다는 듯 가져오곤 했다.
여자 3,000m 계주가 처음 정식종목으로 열린 1992년 알베르빌 대회에서는 한국이 출전하지 않았다. 당시에는 캐나다·미국·독립국가연합이 각각 금·은·동메달을 차지했다.
하지만 '레전드' 전이경을 앞세워 한국이 처음 출전한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부터 메달 지형도는 완전히 달라졌다.
한국은 릴레함메르를 시작으로 1998년 나가노,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2006년 토리노까지 이 종목 4연패를 달성했다.
유일하게 아쉬움으로 남았던 대회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이었다.
당시에도 한국은 결승에서 중국과 치열한 순위다툼을 벌인 끝에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고 5연패를 자축하는 '금빛 세리머니'를 했다.
그러나 심판진이 5바퀴를 남긴 상황에서 선두에 있던 한국의 김민정이 뒤따르던 중국 선린린의 얼굴을 오른팔로 건드렸다며 실격 판정을 내렸다. 금메달은 '영원한 맞수' 중국에게 돌아갔다.
워낙 모호한 상황을 두고 내린 판정이었고, 빼어난 레이스를 펼친 직후이던 터라 많은 선수와 팬들에게 큰 상처로 남았다.
여자 대표팀은 4년 뒤 소치올림픽에서는 심석희의 인상적인 막판 스퍼트에 힘입어 실격당한 중국을 뒤로 하고 금메달을 되찾아왔다.
결론적으로, 여자 계주팀은 출전한 모든 레이스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실격'이라는 변수가 없는 이상 무조건 우승하다 보니, 은·동메달 없이 금메달만 5개라는 독특한 '메달 수집'이 이뤄졌다.
이번 결승에서도 대표팀은 몇 차례 캐나다·중국 등과 접촉이 있던 탓에 1위로 골인하고도 심판의 판정 결과를 지켜보며 마음을 졸였다.
그러나 정상적인 레이스였다는 판단과 함께 또 한 번 '변수만 없다면 우승'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렇게 평창에서도 대표팀은 24년째 '클래스'가 여전하다는 것을 금빛 질주로 증명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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