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동메달 러시아 컬링 선수, 도핑 B샘플서도 금지약물 검출"(종합)
러시아 출신 선수단 밝혀…"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 22일 사건 심리"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러시아 컬링 선수 알렉산드르 크루셸니츠키(26)의 도핑 B 샘플에서도 금지약물인 멜도니움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20일(현지시간) 확인됐다.
이로써 크루셸니츠키의 도핑 사실이 확정됐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 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징계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 공보담당 콘스탄틴 비보르노프는 이날 성명을 통해 "전날 절차에 따라 크루셸니츠키의 도핑 B 샘플에 대한 개봉이 이루어졌으며 샘플이 양성 반응을 보였다"면서 이로써 "그의 몸에 금지약물(멜도니움)이 있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는 사건 진상 확인을 위해 형법 절차를 포함한 전면적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보르노프는 "크루셸니츠키에게서 올림픽 시작 전인 지난달 22일 채취한 샘플과 그 이전 샘플들은 모두 음성반응을 보였다"면서 "따라서 의도적이고 조직적인 금지약물 복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건에 진정한 유감을 표한다"면서도 "현재로썬 언제 어떻게 멜도니움이 선수의 몸에 들어갔는지에 대해 답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날 크루셸니츠키 사건에 대한 검토에 착수한 CAS는 오는 22일 평창에서 심리를 열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모스크바에 머물고 있는 드미트리 스비셰프 러시아컬링연맹 회장은 이날 자국 타스 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CAS 회의 참석을 위해 오늘 연맹 간부 전원이 평창으로 출발한다"면서 "회의는 잠정적으로 22일로 예정돼 있다"고 소개했다.
스비셰프는 "하지만 회의가 21일 열릴 수도 있어 미리 평창으로 가는 것"이라면서 "우리 선수들을 지금과 같은 상황에 그냥 버려둘 수는 없다"고 말했다.
CAS가 심리를 통해 도핑 판결을 내리면 해당 선수는 징계를 받게 된다.
동갑내기 아내 아나스타시야 브리즈갈로바와 함께 지난 13일 컬링 믹스더블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크루셸니츠키는 앞서 도핑 A 샘플 테스트에서 금지 약물인 멜도니움에 양성 반응을 보여 B 샘플 검사가 실시됐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의 조직적 도핑 파문에 따른 징계로 국가 대표팀의 평창 참가가 금지된 러시아 출신의 크루셸니츠키와 브리즈갈로바는 다른 자국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OAR 소속으로 개인 자격으로 평창올림픽에 참가해 메달을 땄으나 또다시 도핑에 연루되면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러시아컬링연맹은 크루셸니츠키의 도핑 샘플에 누군가가 고의로 금지약물을 탔거나 그가 모르고 멜도니움 성분이 포함된 음료를 마셨을 가능성 등을 제기하며 자국 수사당국에 조사까지 의뢰한 상태다.
멜도니움은 혈류량을 증가시켜 운동 능력을 끌어올리는 물질로 불법 약물이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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