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스웨덴전 동점골 한수진 "약속한 플레이 이제야 나왔네요"
(강릉=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두 번째자 마지막 골을 넣은 한수진(31)은 "약속한 플레이가 이제야 나왔다"며 아쉬워했다.
단일팀은 20일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7∼8위전에서 스웨덴에 1-6으로 완패했다.
그러나 단일팀의 맏언니 한수진은 올림픽 무대에서 비 아시아 국가를 상대로 한 첫 골을 넣으며 동생들의 미래를 밝혔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한수진은 "지난 경기에서 몇 차례 찬스가 있었는데 맏언니로서 골을 넣지 못해 마음이 무거웠다"면서 "팀 승리에 기여한 골은 아니었지만, 그 무거운 마음을 덜 수 있어서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골은 기가 막힌 패턴플레이를 통해 완성됐다. 박종아가 골대 뒤로 돌아가는 척하다가 멈춰 골대 앞으로 들어오는 한수진을 향해 퍽을 건넸다. 박종아를 보다가 퍽을 놓친 스웨덴 골리는 한수진의 슈팅에 속수무책이었다.
한수진은 "1년 넘게 서로 싸우면서, 코치님한테 혼도 나면서 만든 패턴"이라면서 "지난해 미국 미네소타 전지훈련에서 가진 경기에서도 10골 중에 7골은 이 패턴으로 넣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림픽 들어서는 약속했던 패턴이 안 나와서 아쉬웠는데 마지막 경기가 돼서야 해냈다. 다행이다"라면서 "내가 개인기로 넣은 게 아니라 5명이 패턴플레이로 골을 넣어 의미가 더 깊은 것 같다"며 눈을 반짝였다.
급박하게 단일팀이 결성되고 한 팀으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에서 한수진을 맏언니로서 동생들을 다독이며 분위기를 이끌어가야 했다. 그 과정에서 북한 선수들과 정이 많이 쌓인 듯했다.
한수진은 "북측 선수들이 대회 끝나고 돌아가면 많이 생각나고 아쉬울 것 같다"면서 "초반에는 서로 서먹서먹했고 경계하는 분위기도 있었는데 지금은 전혀 없다. 남은 시간 북측 선수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게 재미있게 훈련을 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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