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회-경찰 "갈등은 이제 그만"…평화 집회 모색
(대구=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집회·시위 때마다 마찰을 빚은 농민단체와 경찰이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평화 집회 개최를 논의해 눈길을 끈다.
20일 경북지방경찰청 접견실에 전국농민회총연맹 경북도연맹 집행부 7명과 경북경찰청 간부가 모였다.
지난해 9월 경찰개혁위원회가 경찰청에 집회·시위 자유 보장 방안을 권고한 뒤 전국에서 처음 연 경찰과 농민회 간담회였다.
경북경찰청이 요청한 간담회에서 농민회 집행부는 "집회 등에서 농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적극적인 경찰 활동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황병창 전농 경북도연맹 부의장은 "지난해 우박 피해 때문에 서울에서 집회했는데 지금까지 집회 중 청와대와 가장 가까운 곳까지 갔다"며 "청와대 관계자가 나와 얘기하고 듣는 등 세상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농민회 다른 관계자는 "촛불집회를 경험하면서 시민이 성숙해졌다"며 "농민회도 국민과 정서를 함께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농민과 경찰은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는데 지금은 변화하는 과정이라고 본다"며 "앞으로 권력이 변해도 오늘처럼 경찰과 농민회가 웃고 대화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농민회는 청송사과유통공사 비리 의혹사건과 각 농협 불법선거를 철저하게 수사해달라고 요청하고 자율방범대 피복비 지원, 유해조수 퇴치 협조 등을 건의했다.
김상운 경북경찰청장은 평화 집회와 관련해 "경찰도, 집회하는 분도 다 변해야 한다"며 "평소 터놓고 경찰 역할을 얘기해주면 상생할 수 있다"고 호응했다.
또 "국민과 함께하는 것이 경찰 존재 이유다"며 "지방자치단체 조례로 자율방범대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불법 선거는 강하게 대처할 테니 농민회도 감시자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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