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국회와 협의 개시…"한국에 남아 문제 해결하고 싶다"(종합2보)

입력 2018-02-20 17:35
수정 2018-02-20 17:58
GM, 국회와 협의 개시…"한국에 남아 문제 해결하고 싶다"(종합2보)



"부평·창원 공장 신차 2종 배정 가능성…50만대 생산 유지 희망"

민감한 질문엔 답변 피해…"군산공장 인수 희망자 있다면 적극 협상"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윤보람 서혜림 기자 =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최고위급 임원이 20일 국회를 방문해 한국GM 지원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GM은 설 연휴 직전 군산공장 폐쇄를 전격 발표하고, 우리 정부에 한국GM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GM은 이날 국회 방문에서 "한국에 남고 싶다"고 강조하면서도, 구체적인 대 정부 요구 사항과 한국GM 상대 고금리 대출 논란 등 민감한 질문에는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배리 엥글 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GM International) 사장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방문, 홍영표 환경노동위원장을 비공개 면담했다.

이어 오전 11시 30분부터는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회의실로 자리를 옮겨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등과 논의를 이어갔다.

이 회의에는 홍영표·유동수·박찬대·박남춘·김경수·안호영·강훈식 민주당 의원과 윤재옥·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 지상욱·박주현·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도 참석했다.



김성태 대표 등에 따르면 엥글 사장은 이날 면담에서 장기적 경영개선 방안에 대한 질문에 "글로벌 자동차 시장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신차 두 종류를 부평, 창원 공장에 투자(배치)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투자가 한국 정부의 지원을 전제로 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은 "배치 가능성이 있는 신차는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와 트랙스 후속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이며, 한 공장당 25만대씩 총 50만대의 물량 확보가 가능한 차종"이라고 덧붙였다.

엥글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모든 정당 관계자들이 참석해줘서 감사하며, 한국에 남아서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1년에서 1년 반 정도 군산공장 생산라인 수익이 나지 않는 것은 사실이고 변화가 필요하고 해결방법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변화와 해결의 방안은 신차 투자 계획 등"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신차 투자가 이뤄진다면서 한국 자동차 시장뿐 아니라 경제에도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고, (GM은) 수십만 일자리의 수호자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엥글 사장은 "한국GM의 생산량이 연간 50만대를 밑도는데, 앞으로 50만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군산공장 회생은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엥글 사장은 "군산공장 인수 의향자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겠다"면서 "22개 협력업체까지 5천여명의 근로자가 있는데, 500명 정도가 (해고)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본다. 더 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GM의 과도한 본사 비용 납입, 높은 부품 비용, 본사 차입금 관련 고금리 대출 등 비정상적 거래 구조 의혹에 대한 지적에는 답변을 피했다.

엥글 사장은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GM은 상당한 투자와 신제품, 구조조정 활동을 포함한 자구안을 마련했으며 이를 이행하려면 GM과 노조, 한국 정부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협력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재차 밝혔다.

그는 "한국 정부와의 협상 내용을 이야기할 더 적절한 시점이 있을 것이다. 세부 내용은 비공개(private)"라고 덧붙였다.



이날 한국GM 노조는 민주당 '한국GM 대책 태스크포스'(TF)와의 간담회에서 '한국GM 사태 해결을 위한 노조 요구 서한'을 홍영표 TF 위원장에게 전달했다.

한국GM 노조는 정부에 ▲ GM의 자본투자·시설투자에 대한 확약을 받아줄 것 ▲ 한국GM 특별 세무조사 실시 및 경영실태에 대한 노조와의 공동조사 ▲ 산업은행과 글로벌 GM 간의 협의서 공개 등을 촉구했다.

또 사측에 대해선 ▲ 군산공장 폐쇄 즉각 철회 ▲ 외국인임직원(ISP) 및 상무급 이상 임원 대폭 축소 ▲ 차입금 전액(약 3조원) 자본금 출자전환 ▲ 신차투입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 확약 ▲ 내수시장 및 수출물량 확대방안 제시 ▲ 미래형자동차 국내 개발 및 한국GM 생산 확약 등을 요구했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이번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GM이 한국 정부로부터 10억달러의 금융 지원과 특별외국인투자지역 지정을 통한 7년간의 세제 혜택을 받는 조건으로 한국GM의 부채 약 22억달러를 주식으로 출자전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한국GM은 "구체적인 금융지원을 제안한 바 없다"고 부인했다.

shk999@yna.co.kr, bryoon@yna.co.kr,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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