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철, 부울경 '막후 조정자' 자임…'원팀 프로젝트' 가동
노무현 전 대통령 대선 당시 모습서 착안
"경선승복 약속, 민주주의 정신 되살려야"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부산시장 불출마를 선언한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지역을 거점으로 하는 '원팀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나섰다.
원팀 프로젝트는 경선 주자들이 한 팀에 속했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정책 중심의 공정한 경선을 치른 뒤 본선 승리 후 인수위와 지자체 운영 과정에서까지 협력을 계속 이어나가자는 구상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른바 '3철'(이호철·전해철·양정철) 중 한 명인 그가 '플레이어'가 되는 대신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주요 선거 경선 주자들을 하나로 묶어 본선 승리를 일궈내는 이른바 '막후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것이다.
경선 과정에서의 앙금으로 서로 등을 돌리고 마는 기존의 '마이너스 관행'에서 탈피해 새로운 '플러스의 공식'을 만들자는 것이 이 전 수석의 생각으로, 그의 구상이 실현될지 주목된다.
이 전 수석은 그간 부산시장 도전자들을 물밑 접촉해 집요하게 설득한 끝에 지난 13일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박재호 국회의원, 정경진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 등 경선 후보 예정자들이 모두 참석한 '원팀' 간담회를 끌어냈다.
이 프로젝트는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보여준 태도에서 착안한 것이다.
그는 2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시 노무현·정몽준 후보의 단일화 과정에서 노 후보가 불리한 단일화안을 수용하자 참모들이 '지면 어떻게 하려고 이런 협상안을 받느냐'라며 반대했다"면서 "그때 노 후보는 '내가 지면, 얼마나 열심히 선거운동을 돕는지 보여주고 싶다. 이게 민주주의다'라고 한 방에 정리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경선에서 지면 탈당하거나 무소속 출마를 하거나, 또 아프다는 핑계로 칩거하거나 외국으로 나가서 도와주지 않는 오랜 관행에 젖어 있었다"면서 "잊고 있었던 경선승복의 약속, 민주주의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부산시장 경선뿐 아니라 부산 남구·기장군의 기초단체장 도전자들의 원팀 선언에 이어 북구·해운대구·진구·영도구 등에서도 관련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수석은 이런 흐름을 울산과 경남의 PK 지역 전반으로 확산하려는 계획이다.
그는 "부산 16개 기초단체장 예비후보팀 중 (절반인) 8개 이상이 선언하면 PK 지역에 울산·양산·김해 등으로 사례를 확산시킬 예정"이라며 "(이를 계기로) 정치문화가 바뀌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전 수석은 현재 민주당 권리당원 신분 이외에 당내 어떤 직함도 갖고 있지 않다.
그는 "'더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생각, 의식과 문화를 바꾸는 것'이라는 노 전 대통령의 말을 실천하는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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