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돋보기] 간호사 잡는 '태움 문화'…"악순환 끊어야"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 간호사가 생전 '태움' 때문에 괴로워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인터넷 댓글 창에는 "이번 일을 계기로 간호사 사회의 악습을 근절하자"는 지적이 잇따랐다.
태움이란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말에서 나온 단어로, 선배 간호사가 후배 간호사를 가르치며 질책, 폭언, 폭행 등을 일삼는 문화를 뜻한다.
간호사들에 따르면 태움은 특히 격무가 많은 대형 병원에서 흔하며 '쇠로 된 차트로 머리 때리기' '부모 등을 싸잡아 모욕하기' '독방에 가두기' '화장실 못 가게 하기' 등의 극단적 괴롭힘 사례도 적잖은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의 사용자 'chas****'는 "병원 현장에서 어떻게 다른 사람을 괴롭히며 즐거워하는 야만적인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느냐"며 "선임의 '갑질'을 근절할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sky9****'는 "대학병원 신참 간호사였던 시절 맞고 욕을 들으며 일해 우울증약을 달고 살았다. 태움을 악착같이 버틴 입사 동기가 후배를 다시 가혹하게 괴롭히는 모습을 봐 간호계의 악순환이 끔찍하다"고 몸서리를 쳤다.
'thgu****'는 "간호사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고자 똘똘 뭉쳐도 모자랄 판에 서로 괴롭힌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고 한탄했다.
포털 다음의 '강가푸르나'는 "병원 격무에 시달리며 후배에게 가혹한 행동을 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가해자, 피해자, 환자 모두를 불행하게 만드는 이 문화를 그냥 둬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tchoi'는 "'백의의 천사' '희망과 위로의 상징'이란 간호사의 명예와 이미지를 완전히 망치는 작태"라고 비판했다.
실질적 해결책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현직 간호사라는 'coka****'는 "프리셉티(preceptee·신입 간호사)가 괴롭힘을 겪어야 일을 잘하게 된다는 인식은 착각"이라며 "선배 간호사들부터 태움을 정당화하는 생각을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juhr****'는 "근무시간 압박, 가혹한 노동 강도, 저임금 등 요인이 얽히면서 생긴 문제로 보인다. 간호 수가를 올리고 인력을 증원하는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다음의 '코스모스'는 "태움 관행이 적발되면 무조건 철저히 조사해 가해자가 처벌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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