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6회 출전 최흥철 "영화 국가대표 3 나와야 할 것 같은데요"

입력 2018-02-19 23:13
[올림픽] 6회 출전 최흥철 "영화 국가대표 3 나와야 할 것 같은데요"

올림픽 출전 좌절됐다가 사흘 전에 극적으로 참가 자격 얻어



(평창=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영화 국가대표 3도 나와야 하는 것 아니에요?"

스키점프 국가대표 최흥철(37)이 특유의 호탕한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최흥철은 19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 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키점프 남자 단체전에 출전했다.

그는 원래 이 대회 출전 자격이 없었지만 설인 16일 오전에 '올림픽에 나갈 수 있게 됐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1998년 나가노 대회에서 올림픽 데뷔전을 치른 최흥철은 이번이 6번째 올림픽이 됐다.

그는 "아마 전 세계에서 가장 기쁜 설 선물을 받은 사람이 바로 나일 것"이라고 즐거워했다.

동·하계 전 종목을 통틀어 올림픽에 가장 많이 출전한 선수는 2014년 소치 대회의 이규혁(빙상)과 이번 대회 스키점프의 최흥철, 최서우(36), 김현기(35)로 나란히 6번씩 올림픽에 나왔다.

최흥철은 "좌절됐던 꿈이 이뤄져서 오늘은 올림피언이 된 느낌을 즐기고 싶다"며 "성적이 잘 나왔으면 더 좋았겠지만 최선을 다했으니 후회는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리나라는 이번 대회 단체전 출전 자격이 없었으나 국제스키연맹(FIS)에서 기존의 최서우, 김현기에 노르딕복합 대표인 박제언(25)을 추가하고, 여기에 최흥철도 출전 자격을 부여하며 팀 경기에 나올 수 있게 됐다.

특히 최흥철과 최서우, 김현기는 스키점프 선수들의 애환을 그린 영화 '국가대표'의 실제 모델들로 잘 알려진 선수들이다.

최흥철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영화 국가대표 3도 나와야 할 것 같다"며 이번 단체전 출전이 그만큼 극적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추가로 들어온 경우라 아직 제 AD 카드로는 선수촌에 들어가지는 못한다"고 아쉬워하면서도 "그래서 '혼밥 혼술(혼자 밥을 먹고 혼자 술을 마신다는 뜻의 신조어)'을 했다"고 자신의 근황을 설명했다.

그 말에 놀란 취재진이 "술을 마셨다는 말이냐"고 되묻자 그는 "요즘 그랬다는 것이 아니다. '혼밥 혼술'이 아니라 '혼밥 혼음(혼자 음료수를 마심)'이 잘못 나온 것"이라며 손사래를 치다가도 "예전엔 술도 살짝 했어요, 처음에는 좌절했었으니까"라고 또 호탕하게 웃었다.

6번째 올림픽에 나가지 못하게 됐을 때는 가족이나 주위 분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었다는 최흥철은 "지금은 다 감사한 마음밖에 없다"며 "많이 도와주신 덕에 이렇게 나오게 돼서 조금이나마 주위 분들에게 위로를 드린 것 같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2022년 베이징올림픽에 나가면 7번째 올림픽 출전이 되는 그는 "스키점프가 나이가 많아도 몸 관리를 잘하면 뛸 수 있는 종목"이라며 "7번째 올림픽에 나가게 된다면 최소한 톱10, 나아가 메달까지 노려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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