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종착역 앞둔 머리호 태극낭자들…모두 '평창의 추억' 남길까

입력 2018-02-20 06:03
[올림픽] 종착역 앞둔 머리호 태극낭자들…모두 '평창의 추억' 남길까

공격수 이연정·이은지·백업골리 한도희·노울즈 아직 링크 못 밟아



(강릉=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마지막이 될지 모를 올림픽 무대에서 링크 위 23명의 태극낭자 모두가 '평창의 추억'을 안고 아름다웠던 도전을 마무리할 수 있을까.

새러 머리 감독이 이끄는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은 20일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스웨덴을 상대로 2018 평창동계올림픽 마지막 7∼8위 결정전을 치른다.

사상 처음으로 결성된 올림픽 단일팀의 마지막 경기이자, 한국 선수들로서는 2014년 머리 감독 부임 뒤 3년여간 숨 가쁘게 달려온 여정의 종착역이다.

단일팀 결성 초기 북한 선수가 경기에 나서면 한국 선수의 출전 기회와 시간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머리 감독이 북한 선수를 경기당 3∼4명 정도만 출전시킨 데다 이들 대부분을 3∼4라인에 배치해 '북한 선수 때문에' 줄어든 한국 선수의 출전 기회·시간은 실제로는 많지 않았다.

한국 선수 대부분이 올림픽 무대를 밟았지만, 4명의 선수는 아직 링크를 누비지 못했다. 공격수 이은지와 이연정, 백업 골리 한도희와 제니 김 노울즈가 그들이다.

머리호의 주축이었으나 평창올림픽 개막 직전에 가진 스웨덴과의 평가전에서 발목 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을 당한 이은지는 이번 순위결정전에도 나서지 못할 전망이다.

단일팀은 전날 훈련을 치르고서 한데 모여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때 이은지는 아쉬움의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연정과 노울즈는 지난 4경기에서 한 번도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한도희는 출전 명단에는 있었지만, 경기에 투입되지 않았다.

아이스하키에서 골리는 팀 전력의 60% 이상을 차지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중요한 포지션이다. 전력이 월등한 스웨덴을 상대로 머리 감독이 주전 골리 신소정을 벤치에 앉히는 모험을 할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노울즈와 한도희는 올림픽에 참가했다는 데 만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부상이 없는 데다 스케이터인 이연정은 경기에 투입될 가능성이 다른 세 선수보다는 커 보이지만, 장담하기는 어렵다.

스웨덴전에서 모든 것을 쏟아내 사상 첫 승리를 거두겠다는 목표와 선수들 모두에게 올림픽 링크를 누비는 소중한 경험을 선사하고 싶다는 바람 사이에서 머리 감독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저변이 극히 좁은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로서는 선수들 하나하나의 올림픽 경험은 미래를 위한 커다란 자산이기도 하다.

머리 감독은 지난 18일 스위스전을 마친 뒤 "모두에게 기회를 주고 싶지만 어려운 일"이라면서 "우리는 아직 배고프고, 승리해 8위가 아닌 7위를 차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어 "지금까지 경기를 못 뛴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 그들이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서는 것을 보고 싶다"고도 말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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