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앞니 3개 부러졌지만…오현호 "하키선수의 숙명이다"
캐나다전서 상대 스틱 맞아…"지금 문제없고 올림픽 캐나다전에서 부러져 다행"
(강릉=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대문니가 박살 나도 해맑게 웃으며 "다행"이라고 말하게 되는 것이야말로 올림픽의 마력일 것이다.
남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오현호(32·대명 킬러웨일즈)는 19일 강원도 강릉하키센터 공식 훈련에 앞니 3개가 빠진 채로 나타났다.
전날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별리그 캐나다전에서 캐나다 메이슨 레이먼드의 스틱에 맞아 쓰러질 때 이빨 3개가 나갔다고 한다.
이때 오현호는 빙판에서 한동안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큰 타격을 받았다.
오현호는 "신경 치료하고 마취해서 지금은 괜찮다"며 "이제 이빨 두 개는 임플란트를 심고 하나는 그냥 (크라운 등을) 씌울 예정"이라고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했다.
그는 "원래 하키선수에게 자주 있는 일이고, 사실 어제 빠진 세 개 중 두 개는 원래 가짜였다"고 털어놓으며 "다행히 올림픽에서, 그것도 캐나다와 시합할 때 부러져서 개인적으로는 좋게 생각한다. 안 웃으면 안 보이지 않겠느냐"며 크게 웃었다.
또 "넘어졌을 때 레이먼드가 '쏘리'(미안하다)라고 한 것 같은데 확실히는 모르겠다"며 "그래도 제가 좋아하는 선수한테 맞았다"고 오히려 즐거워하기까지 했다.
사진 촬영에도 흔쾌히 응한 오현호는 전날 캐나다전에서 14분 43초 동안 빙판을 누비며 캐나다의 공세를 육탄 방어했다.
팀은 0-4로 졌지만, 세계 최강으로 손꼽히는 캐나다를 맞아 위축되지 않고 제 플레이를 한 것만으로도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현호는 "채널원컵 때 캐나다와 붙어 봐서 캐나다가 어떻게 나올지는 대략 알고 있었다"며 "수비를 많이 당할 것으로 생각해서 공격보다는 수비에 치중하면서 퍽을 소유한 시간을 최대한 줄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조별리그를 3전 전패로 마감한 한국은 핀란드와 8강 진출을 위한 단판 승부를 치른다. 여기서 지면 올림픽 도전도 그대로 끝난다.
오현호는 "지면 끝이니까 3피리어드가 끝날 때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며 "방법은 없고 무조건 목숨 걸고 해야 한다. 슛도 몸으로 막으면서 모두가 희생하는 플레이를 하면 충분히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했다.
한국-핀란드전은 20일 오후 9시 10분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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