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왼손 괴짜' 왓슨, 아홉수 탈출…통산 10승(종합)
교포 케빈 나, 2타차 준우승…강성훈 공동 16위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왼손 괴짜' 버바 왓슨(미국)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10승 고지에 올랐다.
왓슨은 1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퍼시픽 팰리세이즈의 리비에라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PGA투어 제네시스 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2언더파 69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2언더파 272타로 우승했다.
지난 2016년 이 대회에서 통산 9번째 우승을 올린 뒤 투어 대회 정상에 오르지 못했던 왓슨은 2년 만에 '아홉수'에서 탈출하며 강호의 입지를 되찾았다.
마스터스를 두 차례나 제패한 왓슨은 지난 시즌에 우승 없이 페덱스 랭킹 75위에 그쳤다. 상금은 122만달러 밖에 벌지 못했다.
보통 선수라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한때 세계 1위를 넘보던 그에게는 슬럼프나 다름없었다.
이번 시즌도 초반은 신통치 않았다. AT&T 페블비치 프로암 공동 35위가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하지만 이미 두 차례 우승을 경험해 '텃밭'처럼 여기는 리비에라 컨트리클럽에서 왓슨은 재기의 계기를 만들어냈다.
2라운드가 끝난 뒤 30㎞ 떨어진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로 달려가 미국프로농구(NBA) 유명인 올스타 경기에 참가하는 여유까지 누린 그는 3라운드에서 6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둘러 1타차 선두로 올라섰다.
최종 라운드는 종반까지도 혼전이었다.
왓슨과 재미교포 케빈 나(한국 이름 나상욱), 패트릭 캔틀리, 스콧 스털링, 토니 피나우(이상 미국)가 홀마다 선두가 바뀌는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였다.
왓슨은 14번홀(파3)에서 벙커샷이 홀에 빨려 들어가는 버디로 승기를 잡았다. 그는 17번홀(파5)에서 두 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린 뒤 가볍게 1타를 더 줄여 2타차로 달아나며 승부를 갈랐다.
한때 "10승을 채우면 바로 은퇴하겠다"는 농담을 던졌던 왓슨은 챔피언 퍼트를 마친 뒤 눈물을 쏟아냈다.
그는 "늘 고대했던 10번째 우승이라 머릿속에 온갖 감정이 복받쳤다"면서 "다시 우승 트로피를 지켜 올리니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2년 전 이 대회 우승으로 세계랭킹 4위까지 올라갔던 왓슨은 이번 대회에는 세계랭킹 117위로 출전했다.
이날 우승으로 세계랭킹 41위로 도약한 왓슨은 세계랭킹 70위 이내에는 들어야 출전할 수 있는 월드골프챔피십(WGC) 대회에도 나설 수 있게 됐다.
7년 만에 생애 두 번째 우승 기회를 맞은 케빈 나는 12, 13번홀 연속 보기로 더는 추격하지 못한 채 2타차 공동 2위(10언더파 274타)에 만족해야 했다. 그는 최종 라운드에서 2언더파 69타를 쳤다.
2타를 줄인 피나우가 공동 2위에 합류했고 캔틀리와 스털링은 공동 4위(9언더파 275타)로 밀렸다.
작년 이 대회 우승자인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은 2오버파 73타로 부진, 공동 16위(4언더파 280타)로 대회를 마쳤다.
동갑 친구 조던 스피스와 저스틴 토머스(이상 미국)는 나란히 공동 9위(7언더파 277타)에 올랐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3언더파 68타를 쳤지만 공동 20위(3언더파 281타)에 머물렀다.
강성훈(31)은 2타를 줄여 공동 16위(4언더파 280타)로 순위를 끌어 올렸으나 배상문(32)은 6오버파 77타를 적어내 공동 75위(10오버파 294타)로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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