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눈물의 응원' 보낸 이상화 엄마 "우리 딸 수고했어!"

입력 2018-02-18 22:31
[올림픽] '눈물의 응원' 보낸 이상화 엄마 "우리 딸 수고했어!"

부모님·오빠, 처음 올림픽 관전…2위로 마치자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



(강릉=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3연속 메달의 위업을 이룬 '빙속여제'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인 가족들은 이상화(29·스포츠토토)의 혼신의 힘을 다한 질주에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아버지 이우근 씨와 어머니 김인순 씨, 오빠 이상준 씨 등 이상화의 가족들은 빙속 여자 500m 경기가 열린 18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을 찾아 스타트라인 근처 객석에서 이상화를 응원했다.

내내 침착한 표정으로 경기 진행 상황을 지켜보던 가족들은 이상화의 출발 순서가 되자 상기된 표정으로 바뀌었다.

출발과 동시에 경기 진행 요원의 "앉아 달라"는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 듯 벌떡 일어난 가족들은 이상화 첫 100m 기록이 경쟁자 고다이라 나오(일본)보다 훨씬 빠른 10초20을 찍자 손뼉을 치며 환호를 질렀다.

그러나 레이스 중반을 넘어서면서 이상화의 미세한 실수로 속도가 떨어져 2위 기록으로 골인하자 탄식과 함께 자리에 주저앉았다.

가족들은 이내 밝은 표정을 보이며 이상화를 향해 응원의 박수를 쳤지만, 레이스를 마친 이상화의 모습을 보면서 끝내 눈물을 참지 못했다.

오빠 상준 씨와 어머니는 연방 눈가를 닦으며 링크를 도는 이상화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아버지는 눈물도 흘리지 않고, 좀처럼 일어서지도 않은 채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링크 방향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또 바라봤다.

가족들은 경기장 내 시상식이 열리는 동안에도 내내 눈물을 훔치며 박수를 치고 손을 흔들었다.

이상화의 어머니는 퇴장하는 이상화를 향해 "우리 딸 수고했어!"라고 참아 왔던 한 마디를 터뜨렸다.

시상식까지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이상화의 어머니 김인순 씨는 "우리 딸이 그동안 참 고생했고,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경기라 부담도 느끼고 힘들어했는데 무척 잘해줬다"며 "3코너에서 삐끗하지만 않았으면 1등도 무난했을 텐데 조금 아쉽지만, 고생을 많이 한 것을 생각하면 감격스럽고 눈물이 나온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 씨는 "하지정맥류는 지난해 수술을 받아서 그나마 나아졌지만 완전하지 않고, 무릎에는 물이 차 있다"며 "그런 몸으로 여지껏 버틴 것만 해도 고맙고 대견하고 안쓰럽다"며 눈물을 닦았다.

김 씨는 "이제껏 우리 딸이 고생했으니 이제는 모든 시름을 내려놓고 푹 쉬었으면 좋겠다"며 "딸과 해외여행도 가고, 그동안 못했던 것을 하려고 한다"며 미소 지었다.

그는 이상화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우리 딸, 지금껏 오느라 너무 고생이 많았어"라며 "그동안 여러 일이 많았는데, 앞으로는 쉬면서 너의 생활을 즐겼으면 좋겠다"고 속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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