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시아 기소 언론보도에도 '가짜뉴스 프레임'
더 힐 "트럼프, 자신 입맛에 맞게 유리한 쪽으로 아전인수"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로버트 뮬러 특검의 전날 러시아 인사 및 기관들에 대한 기소와 관련, "공모는 없었다"고 거듭 주장하며 주요 언론들의 보도에 또다시 '가짜뉴스'프레임을 들고 나왔다.
언론들이 러시아의 개입 시도가 실제 선거 결과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본질을 애써 외면했다는 것이다.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측 간 내통 의혹을 둘러싼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고 있는 뮬러 특검은 전날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의 게시글과 광고 등을 이용해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한 혐의로 러시아 인사 13명과 러시아 기관 3곳을 기소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대선개입 의혹 자체에 대해 민주당에 의해 날조된 거짓말이라고 주장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서 이번 기소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큰 승리', '사건 종결'이라고 촌평한 뉴욕포스트 칼럼니스트 마이클 굿윈의 글을 인용, "트럼프 캠페인과 어떤 공모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로드 로즌스타인 법무차관이 기자회견에서 '기소된 행동이 대선 결과를 바꿨다는 혐의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언급한 대목 등을 들어 "가짜뉴스 언론들이 해당 러시아 그룹이 내 대선 출마 한참 전인 2014년 설립됐다는 것을 언급하길 얼마나 원하지 않는지 참 우습다"고 언론에 화살을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광고는 선거를 흔들려는 게 주목적이 아니었다고 매우 단호하게 말할 수 있다"는 롭 골드만 페이스북 광고담당 부회장의 트위터 글도 리트윗해 "가짜뉴스 언론은 어김없이 이러한 사실을 무시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의회 전문매체 더 힐은 "특검의 러시아 측 기소를 두고 자신의 입맛에 맞게 유리한 쪽으로 아전인수식 해석을 하려는 것"이라며 "러시아의 대선개입 자체가 거짓말이라는 기존 자신의 주장과도 안 맞는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트윗을 통해 "선거 결과는 영향을 받지 않았다"면서 "트럼프 캠프는 잘못한 것이 전혀 없으며 공모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전날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고교 총격 사건이 발생한 플로리다주 파크랜드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곳에서 차로 45분 떨어져 있는 개인 별장 마라라고 휴양지에서 주말 연휴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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