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와! 최민정", "앗! 서이라"…강릉을 달군 짜릿한 메달 릴레이
최민정 막판 스퍼트로 금메달…서이라, 넘어지는 불운에도 포기 않고 동메달
(강릉=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간절히 바랐던 금메달 싹쓸이에는 실패했으나 강릉아이스아레나는 쇼트트랙 태극전사들이 선보인 짜릿한 레이스로 뜨겁게 달궈졌다.
여자 쇼트트랙의 간판 최민정(성남시청)이 여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15분여 만에 남자 쇼트트랙의 서이라(화성시청)가 동메달을 목에 걸자 관중석을 가득 메운 팬들은 태극기를 휘날리며 태극전사들의 '메달 쇼'에 힘껏 함성을 질렀다.
17일 강릉아이스아레나는 한국 쇼트트랙의 저력을 제대로 보여준 현장이었다.
이날은 여자 1,500m 결승과 남자 1,000m 결승이 함께 펼쳐져 내심 한국이 금메달 2개를 모두 휩쓸기를 기대하는 팬들로 일찌감치 관중석이 들어찼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까지 현장에서 관람하면서 금빛 질주를 기다리는 팬들의 분위기는 더욱 뜨거웠다.
팬들의 바람은 먼저 경기를 펼친 여자 대표팀이 충족시켰다. 이날 여자 1,500m 예선부터 준결승까지 1위로 가뿐하게 결승에 진출한 최민정의 질주가 돋보였다.
최민정은 결승전에서 중위권을 지키다가 마지막 3바퀴를 남기고 '폭풍 스퍼트'에 나서 선두권 선수들을 모두 따돌리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는 묘기를 펼쳤다.
팬들은 중위권에서 좀처럼 치고 나가지 않은 최민정을 가슴을 졸이며 지켜보다가 마침내 최민정이 외곽으로 재빠르게 치고 나가자 경기장이 떠나갈 듯 관중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드디어 최민정이 금메달을 확정하자 관중들은 "최민정! 최민정!'을 외치며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한 최민정에게 축하를 전했다.
최민정이 금메달을 따낸 지 15분여 만에 진행된 남자 1,000m 결승은 남자 대표팀에는 불운이 따랐다.
차분히 레이스를 펼치던 임효준(한국체대)과 서이라는 스타트 직후 3~4위 자리에서 나란히 선두를 넘보고 있었으나 마지막 한 바퀴를 남기고 맨 뒤에서 달리던 사오린 샨도르 류(헝가리)가 무리하게 추월을 시도하다 임효준과 충돌했다. 임효준이 넘어지는 통에 뒤에서 오던 서이라까지 걸려 넘어지는 불상사가 벌어졌다.
막판 스퍼트를 기대했던 팬들은 갑작스러운 충돌에 탄식을 쏟아냈지만, 다시 일어난 서이라가 곧바로 레이스를 펼쳐 끝내 동메달을 따내자 큰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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