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총선 앞둔 마지막 여론조사 우파연합 선두…정부구성은 힘들듯
정치인 지지율은 젠틸로니 총리-보니노 전 장관-디 마이오 오성운동 대표 순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내달 4일 총선을 앞두고 발표된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가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우파연합의 지지율 합계가 정부 구성에 필요한 최소치로 여겨지는 40%에 미달됨에 따라 총선 후 이탈리아 정치는 불확실성에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16일 여론조사 기관 유트렌트가 여론조사 기관 7개의 자료를 합산한 결과에 따르면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대표를 맡고 있는 중도우파 전진이탈리아(FI), 극우정당 동맹당, 이탈리아형제당(FDI) 등이 손을 잡은 우파연합은 총 37.2%의 지지율로 이탈리아 정치 진영 중 1위를 차지했다.
우파연합 내에서는 FI의 지지율이 16.8%로 가장 높았고, 반(反)유럽연합, 반(反)난민을 주장하는 마테오 살비니가 이끄는 동맹당은 13.2%, 여성 대표인 조르지아 멜로니가 이끄는 FDI는 4.7%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우파연합은 아프리카·중동발 난민의 대량 유입으로 촉발된 난민 위기와 몇 년째 이어지고 있는 경기 침체 속에 최근 유럽 각 지역의 정치 지형이 우향우하고 있는 분위기에 편승,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있다.
기성 정치 체계를 부정하며 2009년 창당된 제1야당 오성운동이 27.8%의 지지율로 우파연합의 뒤를 이었다. 31세의 루이지 디 마이오 대표가 이끄는 오성운동은 단일정당 가운데에서는 부동의 지지율 선두를 지키고 있으나, 현재까지는 기성 정당과 연대를 배제하고 있어 집권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관측된다.
마테오 렌치 전 총리가 이끄는 집권 민주당이 중심이 된 중도좌파 연합은 지지율 27.4%로 오성운동을 바짝 뒤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가 여론조사 기관 Ipsos에 의뢰해 발표한 정치인 지지도에서는 파올로 젠틸로니 총리가 100점 만점에 47점을 얻어 1위에 올랐다. 중도좌파 연합의 한 축인 플러스 유럽을 이끌고 있는 엠마 보니노 전 외무장관이 36점, 디 마이오 오성운동 대표 35점, 살비니 리그당 대표 29점으로 뒤를 이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와 멜로니 FDI 대표는 나란히 28점을 기록했다. 렌치 전 총리와 민주당에서 분열돼 나간 좌파정당 자유평등당(LEU)의 피에트로 그라쏘 대표는 각각 26점으로 최하위로 처졌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마지막으로 이탈리아에서는 약 보름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된다.
현재 여론조사상으로는 총선 이후 어느 세력도 정부 구성에 필요한 충분한 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것으로 보여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이유로 총선 이후 렌치 전 총리가 이끄는 민주당과 베를루스코니의 FI가 독일식 대연정을 구성해 공동 집권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렌치 전 총리와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정계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각 당이 총선 이후 합종연횡에 실패할 경우 각 정당의 요구에 따라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이 재투표를 명령하고, 새로운 총선 전까지 젠틸로니 총리가 계속 임시 총리를 맡아 정국을 이끌어가는 것도 가능한 시나리오 중 하나로 언급된다.
일각에서는 우파연합이 남부의 소선구제에서 압승을 거둘 경우 우파연합 의석으로만 단독 정부를 구성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통적인 의견은 이번 총선은 의석의 3분의 2는 각 정당의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는 비례대표제로 선출되고, 나머지 3분의 1은 선거구별로 지정된 후보 가운데 1위 득표자가 차지하는 복잡한 방식으로 치러짐에 따라 어느 때보다 변수가 많을 것이라는 점이다.
또한, 해외 거주 국민을 포함해 총 5천명에 달하는 유권자의 3분의 1가량은 부동표로 분류되는 만큼 선거 직전까지 각 정당 간 공방이 가열되며 어느 때보다 치열한 선거 운동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