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인권유린 도마' 필리핀 경찰수장에 훈장 수여 논란

입력 2018-02-17 12:54
인도네시아, '인권유린 도마' 필리핀 경찰수장에 훈장 수여 논란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인도네시아가 '마약과의 유혈전쟁'으로 인권유린 비판을 받는 필리핀 경찰 수장에게 훈장을 수여해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와 현지 언론에 따르면 티토 카르나비안 인도네시아 경찰청장은 지난 14일 로널드 델라로사 필리핀 경찰청장에게 명예훈장을 전달했다.

티토 경찰청장은 "델라로사 경찰청장이 인도네시아 경찰들에게 록스타 같은 감흥을 줬으며 어떻게 마약과의 전쟁을 벌여야 하는지 보여줬다"고 극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에서는 2016년 6월 말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이후 마약 유혈소탕전으로 4천 명 가까운 마약용의자가 경찰의 단속현장에서 사살됐다.

자경단이나 괴한 등에 의해 사살된 마약용의자까지 포함한 사망자 수가 1만2천 명을 넘을 것으로 시민단체는 추정한다.

펠림 카인 HRW 아시아지부 부지부장은 마약단속 과정에서 살인을 부추겨 반인륜 범죄 책임자가 될 수 있는 필리핀 정부 관리에 대해 인도네시아 정부가 왜곡된 평가를 했다며, 훈장 수여는 법치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에게 필리핀의 마약 유혈소탕전에 대한 국제조사 요구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인도네시아 경찰청은 이번 훈장 수여는 인권과 관련이 없다며 양국 경찰의 우호와 협력을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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