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주방장' 등 美대선 개입 러시아 인사·기관 무더기 기소(종합)

입력 2018-02-17 04:36
'푸틴의 주방장' 등 美대선 개입 러시아 인사·기관 무더기 기소(종합)

뮬러 특검 개인 13명, 기관 3곳 기소…트럼프 돕고 힐러리 흠집

미 법무차관 "미국내 불화 조장, 민주주의 신뢰 훼손"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러시아 인사와 기관이 무더기로 특검에 의해 기소됐다.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은 16일(현지시간) 소셜 미디어 게시글과 광고 등을 이용해 미 대선에 개입한 혐의로 러시아 인사 13명과 러시아 기관 3곳을 기소했다.

지난해 5월 수사에 착수한 뮬러 특검이 러시아 측 인사와 기관을 기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기소된 러시아 인사 중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이 폴 매너포트 전 선대본부장 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인사 4명을 기소한 데 이어 러시아 인사들까지 무더기로 기소함에 따라 막바지로 향하는 수사의 남은 관심은 트럼프 조사로 쏠릴 것으로 보인다.

미 언론에 공개된 특검의 기소장에 따르면 러시아는 대선 2년 전인 2014년부터 사이버 공간을 통한 대선 개입에 착수했다.

2014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본부를 둔 베일에 싸인 러시아 기관이 인터넷 조사 기관을 사칭해 활동을 시작했으며, 이후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미국의 분열을 조장하는 활동을 했다고 특검팀은 설명했다.

이들은 특히 실존하는 미국인의 신원을 도용해 소셜 미디어 가짜 계정을 만들어 활동했다. 활동의 초점은 대통령에 당선된 당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지원하고, 반대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흠집 내는 것이었다.

뮬러 특검을 지휘하는 로드 로즌스타인 미 법무차관은 회견에서 "이번 기소는 인터넷상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이 항상 실존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상기시켜주는 역할을 한다"며 "러시아의 공모자들은 미국 내 불화를 조장하고, 민주주의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훼손하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기소된 러시아 측 인사 중에는 러시아 미디어에서 '푸틴의 주방장'으로 부르는 예브게니 프리고친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프리고친이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은 러시아 고위 관리들이 즐겨 찾으며, 10년 이상 이어진 푸틴 대통령과의 인연을 바탕으로 그는 러시아 군내에서도 음식사업을 하고 있다고 이 통신은 소개했다.

k02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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