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남자 아이스하키 이돈구 "남은 경기가 더욱 기대돼"
(강릉=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올림픽이 너무 재미있어요. 준비도 많이 해서 앞으로의 경기가 더욱 기대됩니다."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A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세계 6위의 강호 체코에 1-2로 석패했다.
올림픽 데뷔전이라 긴장할 법도 했지만, 세계적인 강호들과의 평가전을 통해 소중한 경험을 쌓은 선수들은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쳤다.
우리보다 평균 신장이 5㎝ 크고 체중도 4㎏ 더 나가는 체코의 육중한 선수들에게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오히려 경기 초반 적극적인 보디 체킹으로 기선 제압에 나선 쪽은 한국이었다.
대표팀의 간판 수비수 이돈구(30·안양 한라)는 16일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전날 1차전을 돌아보며 "덩치가 크니 수비하기가 더 편하다"고 말했다.
그는 "덩치가 더 크면 더 잘 걸린다. 준비만 미리 하고 자리만 잡으면 된다"고 덧붙였다.
대표팀의 '평창 리허설' 상대가 워낙 강팀이었기에 전통적인 강호 체코라고 해서 선수들은 위축되지 않았다.
대표팀은 지난해 12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유로하키투어 채널원컵에서 캐나다(1위), 스웨덴(3위), 핀란드(4위)와 맞대결했고, 최근에는 카자흐스탄, 슬로베니아. 러시아 출신 선수(OAR)와 4차례 평가전을 했다.
비록 성적은 1승 6패로 부진했지만, 선수들은 이를 통해 강팀과의 적응력을 키웠다. 특히 채널원컵에서 수많은 관중 앞에서 뛰어본 선수들은 올림픽이라고 해서 긴장하지 않았다.
이돈구는 "OAR와 평가전에서 1-8로 크게 져서 불안했는데, 실제 경기에 나서니 그동안 준비했던 것들이 많이 나왔다"면서 "선수들 모두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팬들의 함성도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돈구는 "꿈에 그리던 올림픽에 나오니 너무 재미있다"면서 "평가전을 통해 가다듬었던 능력들이 게임에서 나오는 것 같다. 첫 경기는 비록 졌지만 이제 더 높은 레벨의 선수들을 상대로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대표팀의 시선은 이제 17일 스위스(7위)와의 2차전으로 향한다.
그는 "어차피 진 경기는 지나갔다"면서 "이제 남은 경기에서 이길 것이다. 선수들 모두가 열심히 올림픽만 바라보고 준비했기 때문에 똘똘 뭉쳐서 스위스전은 승리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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