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김마그너스 "관중 덕분에 끝까지 죽을 힘 다했다"
15㎞ 프리스타일에서 119명 가운데 45위
(평창=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한국 크로스컨트리 스키 간판 김마그너스(20)는 메달권에 진입하지 못했지만, 밝은 얼굴로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들어왔다.
그는 구수한 부산 사투리로 "힘들었죠. 힘들었는데 아 진짜 오늘 관중들 덕분에 끝까지 죽을 힘을 다해서 탔어요. 덕분에 그렇게 나쁘지 않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요"라며 미소 지었다.
김마그너스는 16일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15㎞ 프리스타일 경기에서 36분 39초에 골인, 119명 가운데 45위를 차지했다.
이는 1992년 알베르빌 대회 박병철이 10㎞ 경기에서 40위를 달성한 뒤 한국 남자 선수로는 올림픽에서 낸 최고 성적이다.
이번 시즌 출전한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대회마다 하위권에 머물렀던 그는 스프린트 49위에 이어 이날 경기에서도 중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노르웨이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김마그너스는 2015년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국가대표로 뽑혔다.
2016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동계 유스올림픽 2관왕에 올라 주목을 받은 그는 2017년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 부진한 성적에 마음고생을 한 김마그너스는 "전반적으로 너무 저조한 성적을 냈다. 올림픽 예상 성적도 내려간 건 사실"이라며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을 바라보긴 이르긴 하다. 그래도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며 24일 50㎞ 클래식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50㎞ 클래식은 동계올림픽 최장거리 경기로 '설원의 마라톤'이라 불린다.
이번에 처음으로 50㎞ 경기에 출전한다는 김마그너스는 "낮은 페이스로 가다가 나중에 올라가면 다행이지만, 초반부터 페이스가 높으면 힘든 경기가 될 것 같다. 평창 코스가 워낙 힘들기도 하다"며 "매스스타트는 한꺼번에 출발해 뒤에서 따라가는 선수가 바람 저항을 덜 받아 유리하다. 중상위권에 가면 좋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그가 평창올림픽에서 새로운 영역에 발을 내딛는 건 도전 정신 때문이다.
김마그너스는 "체력 소모가 대단한 경기다. 그래도 기대가 많이 되고, 재미있을 것 같다. 이번 올림픽 마지막 경기니 다른 경기는 생각하지 않고 마음 놓고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4b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