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한스도터, 시프린에 4년간 31번 졌지만 올림픽에선 이겼다
"시프린보다 더 빠르게 타고 싶다는 생각뿐…노력을 보상받은 것 같다"
(평창=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늘 그렇게 아깝게 지면서도 동기부여를 유지한 비결은 무엇이었나요"
16일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알파인스키 회전에서 우승한 프리다 한스도터(스웨덴)는 올림픽 금메달을 거머쥔 후에도 이런 질문을 받을 만큼 아깝게 우승을 놓친 경험이 많다.
특히 그가 놓친 우승은 대부분 이 종목 최강자인 미케일라 시프린(미국)이 가져간 경우가 많았다.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도 한스도터는 5위였고, 당시 금메달리스트는 시프린이었다.
소치올림픽 이후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기 전까지 세계스키연맹(FIS) 세계선수권, 월드컵 등에서 한스도터와 시프린은 총 35번이나 마주쳤다.
그중 한스도터가 시프린보다 앞섰던 경우는 딱 4번뿐이었다. 4년 동안 31번이나 시프린에게 패한 셈이다.
특히 시프린의 기량이 절정에 오른 올 시즌, 한스도터는 여러 차례 2∼3위권에 머물렀다. 시상대 꼭대기에 오른 시프린을 밑에서 우러러볼 수밖에 없었다. 올 시즌 시프린보다 성적이 좋았던 대회는 시프린이 실격당한 1월 월드컵대회 한 번뿐이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올림픽 무대에서 한스도터는 시프린을 메달권 밖으로 밀어내고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한스도터는 "시프린의 레이스는 늘 나에게 동기부여가 됐다"며 "나도 시프린처럼, 시프린보다 더 빠르게 타고 싶다는 생각으로 늘 노력했다. 오늘은 그동안의 노력이 보상받은 것 같다"며 감격스러워했다.
그는 "그동안에도 좋은 결과를 얻어왔지만, 오늘 우승은 다른 것들과 비교하면 마법 같다"며 "오늘은 이상하게도 긴장이 별로 되지 않고 출발할 때 미소가 지어지면서 재밌게 달렸다. 그런 기회를 잡은 것이 오늘 우승의 원동력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전광판에 내 기록이 (기존 선두보다 빠르다는 의미로) 초록색으로 표시되자 이건 금메달이구나 하는 생각에 절로 소리를 지르게 됐다"며 당시의 희열을 돌아보기도 했다.
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